"우크라 반격 성공 가능성 점점 작아져…선택지 고갈되고 있다"-WP

러 방어에 2달째 소모전…되레 영토 뺏기기도

본토 공격도 효과 미미…내·외부 회의론 확산


2개월째 계속되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작전이 성공할 가능성이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상보다 견고한 러시아의 방어선에 가로막혀 소모전에 빠져들었고 장거리 미사일 등으로 러시아 영토를 타격하는 전략도 확전을 우려한 서방의 반대로 가로막히며 우크라이나군의 선택지가 고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때문에 동맹국은 물론 자국 내에서도 회의론이 퍼지고 있어 우크라이나 지도부의 고심이 커지는 모양새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반격 작전에서 우크라이나의 선택지가 점점 더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월부터 반격 작전을 개시했지만 전선에서 일부 마을만 탈환했을 뿐 아직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우크라이나는 두 달간 그동안 비축해둔 전력을 전선에 퍼부었지만 서울 면적의 3분의 1 수준인 210㎢밖에 탈환하지 못해 소모전에 빠져들었다.

이는 러시아군이 방어선을 굳건히 지키고 일부 전선에서 오히려 점령지를 늘리는 등 예상 밖의 분전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WP는 짚었다.

아직 F-16 전투기를 지원받지 못해 제공권도 확보하지 못해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시스템)와 드론으로 공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러시아의 기세를 꺾을 수준은 아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크림대교 등을 공격했지만 전황을 바꿀 정도의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프란츠 스테판 가디 선임연구원은 "러시아 거점이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약화하기는 했지만 붕괴할 수준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소속 군사 전문가 밥 해밀턴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사기를 꺾을 만큼 충분한 수의 드론을 생산하고 본토 깊숙한 곳을 타격할 능력이 없다"며 "하나의 무기가 묘책(silver bullet)이 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 깊숙이 타격할 수 있는 ATACMS(에이태큼스) 장거리 미사일 등을 서방에 요청하고 있지만 서방은 확전 우려로 이를 꺼리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을 계속할 수 있는 시간과 가능성도 줄어들고 있다.

겨울이 오면 우크라이나의 드넓은 평원이 거대한 진흙탕으로 바뀌면서 사실상 진격이 불가능해지며 서방과 자국 내에서도 회의론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정보당국은 우크라이나군이 올해까지 아조우해 근방 멜리토폴을 점령해 크림반도를 고립시키는 데 실패할 것이라고 봤다.

우크라이나의 최대 지원국인 미국 내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미국 공화당원들은 우크라이나에 206억 달러(약 27조원)를 추가로 지원해야 한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요청이 터무니없다는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안 옌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비서실장은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포기하는 대가로 나토 동맹에 가입하는 방안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에는 이제 자원입대를 꺼리는 젊은이들만 남아있다며 일종의 절망감이 깔려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Cvit의 아나스타샤 자물라 공동대표는 이코노미스트에 "공기가 너무 무거워 느껴질 정도다"라며 "반격의 성공을 기대하는 것조차 자멸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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