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주지사 "사망자 200명 육박할 것"…신원 확인은 3명뿐

99명 사망, 수색 25% 완료…"모두 타서 확인 어렵다"

강풍 도중 전력 차단 안한 회사 책임 묻는 소송도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로 인한 사망자 수가 99명까지 집계됐지만 향후 수색 작업으로 사망자 수가 200여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조시 그린 하와이주지사는 "향후 10일간 사망자 수가 2배로 늘어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린 주지사는 이번 화재를 두고 "비극을 넘어서는 비극이다"고 말했다.

존 펠레티에 마우이 경찰서장은 전날(13일)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사망자 99명 중 단 3명만 신원이 확인됐다며 유가족들에게 이를 통보한 뒤 15일부터 명단을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현재 산불 피해 지역의 약 25%가 수색됐으며 이번주 85~90% 정도 수색을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또 사체 탐지견 20마리를 동원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산불 당시 너무 강력한 화염이 덮치면서 시신들이 불에 타고 금속도 녹아내려 섞이는 바람에 신원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이에 당국은 실종자를 찾는 가족들에게 DNA 샘플 등을 제공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 당국은 피해가 가장 심했던 라하이나에 주민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구경꾼들이 몰려와 구조대원들 활동을 방해하고 유골 등이 밟힐 수 있다는 위험에 방문을 다시 금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통신과 전력이 복구되면서 실종자 신고도 줄어들고 있다.

미 적십자사는 2500건의 실종 신고 건수 중 총 800건이 해결됐다고 발표했다. 또 당국은 통신과 전력이 끊겨 고립됐던 실종자 60여명이 한 주택에서 안전하게 발견하기도 했다.

현재 당국은 이재민을 위해 호텔 객실 400곳, 에어비앤비 숙소 1400곳, 개인 주택 160곳 등 약 2000여곳에 임시 거처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연방 지원금을 받기 위해 등록한 주민 수는 3200여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한편 당국의 '부실대응' 의혹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가운데 현지 전력회사 하와이안 일렉트릭 인더스트리 등을 상대로 소송이 제기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라하이나 주민들은 하와이안 일렉트릭이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강풍에 전선이 끊겨 날리는 상황에서도 전력을 차단하는 등의 예방조치를 하지 않아 책임이 있다며 지난 12일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산불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당시 하와이 인근에 발생한 허리케인 '도라'의 영향으로 불어닥친 강풍이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하와이안 일렉트릭 측은 이에 "화재의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당국의 조사에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하와이 마우이섬 서부 해안에서 시작한 산불은 인근에서 발생한 허리케인의 강풍을 타고 해안가 마을인 라하이나를 빠르게 집어삼켰다.

뉴욕타임스(NYT)는 당시 전력 차단과 강력한 화염으로 상수도 시설이 훼손되면서 소방관들이 물을 사용하지 못해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이재민들은 구호품을 절실히 기다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전달이 원활하지 않아 마우이 지역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나선 상황이다.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건물 약 2700채가 소실됐으며, FEMA는 피해액을 56억달러(약 7조4732억원)로 추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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