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장기 저성장' 남일 아닌 韓…"올해 일본보다 부진" 경고

IB "한국, 올해 25년 만에 日보다 저성장…내년도 1%대"

정부 '경기 둔화 완화' 진단했지만…저성장 기조 우려↑


정부가 최근 경기 둔화 완화를 진단했지만 우리 성장세를 둘러싼 암울한 전망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올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저성장 대표 국가' 일본보다 낮은 성장률을 볼 것이라는 예상에 이어, 사상 최초로 올해부터 내년까지 연속 1%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1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씨티·골드만삭스·JP모건·HSBC·노무라·UBS 등 외국계 투자은행(IB) 8곳은 지난달 말 기준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평균 1.1%로 전망했다. 이는 한 달 전과 같은 수준이다.

반면에 주요 IB 9곳이 바라본 올해 일본의 경제 성장률 전망은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p) 오른 평균 1.4%였다.

당초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IB들의 올해 일본 성장 전망치는 지난 5월 말만 해도 우리나라(1.1%)보다 0.1%p 낮은 평균 1.0%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 6월 말에 한 달 새 0.3%p 올라 1.3%에 이르더니 이번에도 0.1%p 올라 우리를 0.3%p 차이로 제친 것이다.

IB 전망대로면 한국의 성장률은 25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을 밑돌게 된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마이너스(-) 5.1%까지 추락했으며 일본은 -1.3%를 기록했다. 30년 장기 저성장에 빠진 일본보다 우리 성장세가 부진한 것은 이 당시가 유일했을 정도로 이례적인 경우로 평가된다.

(국제금융센터 제공)
(국제금융센터 제공)


한국의 성장 전망은 올해만 아니라 내년 또한 낮아지고 있다.

IB 8곳의 지난 7월 말 평균을 보면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9%로 한 달 전보다 0.1%p 낮아졌다.

한국의 올해 전망치는 작년 11월 말에 0.3%p 하락한 이후 8개월째 제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내년 전망치는 계속되는 경기 불확실성에 버티다 못해 2% 선에서 1%대로 미끄러진 것이다.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세가 최근 기존보다 낮게 예상되는 이유는 중국 경제의 부진 우려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 상 중국의 성장 예상치가 대폭 하락(올해 평균 5.1%, -0.4%p)하자 덩달아 내림세를 보이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본의 내년 성장률 전망은 0.9%로, 앞자리를 바꿔 단 우리와 달리 원래의 숫자를 유지했다.

만일 이대로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2년 연속 1%대를 나타낸다면 이는 성장률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4년 이래로 최초의 사례가 된다.

한국이 연 1%대 이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통계 사상 단 5번뿐이다. 그마저 외환·금융위기 등 대형 경제 위기가 터졌던 때가 대다수다.

구체적으로는 △건국 초반인 1956년(0.6%) △2차 석유파동 직후인 1980년(-1.6%)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9년(0.8%)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0.7%) 등이 전부다.

연간 1%대 성장률 자체가 한국에 생소한 만큼, 2년 연속 1%대 기록은 현실화하기만 하면 완전한 신기록으로서 주목받을 전망이다.

우리 경제가 장기 저성장 터널로 진입했다는 경각심도 자연스레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개인적으로는 우리 경제가 이미 장기 저성장 국면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저출산·고령화가 워낙 심해 빨리 대응해야 하고, 5년·10년 내에는 노후 빈곤 문제가 굉장히 큰 사회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IB를 제외한 국내외 주요기관의 내년 성장률 전망은 1%대가 아닌 잠재 성장률(2% 안팎) 구간에 포진해 있다. 올해는 각 기관들의 전망에 있어 격차가 많이 좁혀졌지만 내년 성장률에 관해서는 아직 시각차가 큰 모습이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로 1.4%를, 내년 성장률로 2.4%를 예상하고 있다. 한은은 올해 1.4%, 내년 2.3%를 예측했다. IMF는 올해 1.4%, 내년 2.4%를 보고 있다. OECD는 올해 다소 높은 1.5%를 제시했으나 내년 성장률로는 2.1%를 내놔 가장 1%대에 가까운 저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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