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LA 왕복 100만원 vs 日 편도 6만…'특가행사 기싸움' LCC의 속사정

대한항공·아시아나합병 과정에서 '경쟁제한 우려' 따라 장거리 노선 내놓게 돼

유럽 등 노선 노리는 티웨이·에어프레미아, 어제 같은 시간에 연례 특가행사 시작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같은 날 나란히 연례 특가행사를 시작했다. 양사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과정에서 새롭게 나올 장거리 노선을 두고 경쟁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기싸움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091810)과 에어프레미아는 모두 전날(7일) 오전 10시부터 연례 특가행사인 '메가 얼리버드'와 'PROMISE'를 시작했다.

흥행을 위해 날짜를 피해 행사를 진행하는 항공업계에서는 이례적이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항공권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연례 특가행사를 실시한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같은 시점에 행사를 진행하는지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현재 겹치는 노선이 일본 도쿄, 태국 방콕뿐이고 그마저도 티웨이항공은 멤버십 선예매를 진행한 만큼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맞붙는 모양새가 됐지만 전략은 다르다. 티웨이항공은 충성고객을 잡는 것이 우선이고 신생인 에어프레미아는 인지도를 높여 장거리 여객을 가져오는 것이 목표다.

티웨이항공은 구독형 멤버십인 '티웨이플러스'를 활용해 선예매 시스템을 도입했다. 아이돌 가수나 배우의 콘서트나 팬미팅 행사에서 일반관객에 앞서 유료 팬클럽을 대상으로 선예매를 진행하는 것과 비슷하다. 주로 충성고객을 모으기 위해 쓰는 마케팅 방식으로 현재까지 구독자가 1만명이 넘는다는 것이 티웨이항공 측 설명이다.

티웨이플러스는 올해 2월 업계에서 티웨이항공이 최초로 출시한 구독 서비스다. 탑승할수록 마일리지가 쌓이는 무료 서비스를 운영 중인 기존 항공사와 달리 미리 돈을 내고 항공권을 예약할 때마다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카이팀, 스타얼라이언스처럼 항공동맹 마일리지 제도가 없는 LCC를 선택하는 이유에는 저렴한 가격이 큰데 과감하게 항공권을 멤버십과 연계한 것이다.

이번 행사에서 자사 최장거리 노선인 인천~시드니를 편도 총액 30만원에 판매한다. 후쿠오카, 도쿄, 오사카, 삿포로 등 인기가 많은 일본 노선도 6만원에서 10만원 사이에 책정했다.

반면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노선을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였다. 왕복 기준으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각각 112만원, 98만원에 판매했다. 프랑크푸르트도 왕복 90만원으로 모두 해당 노선의 편도 티켓값 수준이다.

행사 시작 직후인 전날 오전 10시20분쯤 에어프레미아 홈페이지를 들어가자 예상대기시간이 7시간17분, 대기자는 2만6000명이 잡히기도 했다. 양대 항공사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미국과 유럽으로 비행기를 띄우는 국적 항공사라는 점에서 저가에 장거리 항공권을 찾는 소비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특가행사 맞대결이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양사는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기업결합 과정에서 '경쟁제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타 항공사에 분배될 장거리 노선을 가져오기 위해 잔뜩 벼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가 보수적이고 국토교통부가 있다 보니 서로 교류를 할 일이 없다"면서도 "LCC는 특가행사를 실시하기 전에 대대적인 예고를 하는데 경쟁이 치열하고 경쟁사 동향 파악에 민감한 일선 부서가 이를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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