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코로나이후 일 덜한다

임금보다 재택근무·휴가 등 비금전적 보상 중시해

 

코로나팬데믹 이후 미국인들이 일을 적게 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코로나 유행 초기에는 원격근무가 노동자와 고용자 모두에 이득인 제도일 것으로 기대됐다. 노동자들은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골라 일할 수 있고 고용자들은 더 높은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원격근무에 높은 만족도를 느낀 것과 달리, 업무 생산성은 향상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면서 직원들의 출근을 의무화하고 있는 추세다. 완전 원격근무를 시행하는 회사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회사가 원격근무를 완전히 폐지하지는 않고 있다. 미국 인적자원관리협회(SHRM)에 따르면 고용자의 62%는 최소 몇 시간이라도 원격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한다.

미 인구조사국은 노동자의 39%가 재택근무를 하고, 이들 중 절반은 주 5일을 집에서 일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WSJ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일에 대한 태도가 대거 바뀌었다는 징후"라고 진단했다.

일과 삶의 균형, 일명 '워라밸'에서 일보다 삶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WSJ는 최근 인플레이션과 비교해 임금 인상 속도는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면서 "노동자들이 돈뿐 아니라 유급휴가나 유연 근무 등 비금전적 보상을 더 요구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짚었다.

WSJ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받는 돈 만큼만 일하라', '조용히 그만둬라' 등의 메시지를 전하는 밈이 유행한 것도 일이 노동자들의 우선순위에서 많이 밀려난 세태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고용자들도 이러한 노동자들의 요구에 응하고 있다.

SHRM에 따르면 유급휴가를 주는 고용자 비율은 2019년 63%에서 현재 70%로 상승했다. 육아 휴가를 주는 고용자 비율도 28%에서 39%로 높아졌다.

직원들의 근무 시간과 생산성은 감소하고 있다. 미국인 시간 사용 조사 보고서를 보면, 특정일에 고용된 사람이 실제 일하는 비율은 2019년 67.8%에서 2022년 66.1%로 떨어졌는데, 이는 2003년 이후 최저치다.

미 스탠퍼드대 니콜라스 블룸 연구팀은 직원들은 재택근무의 생산성이 7.4% 더 높다고 보는 반면 고용자는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들의 생산성이 3.5% 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WSJ은 노동자들은 출퇴근 이동 시간을 아끼고, 낮에 운동하거나 보육시설에서 자녀를 데려오는 등 개인 용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재택근무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재택근무로 생산성이 저하되더라도 고용자들은 비용 절감 효과로 이를 상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무실 유지비를 아끼고 임금도 덜 지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직원들은 일주일에 2∼3일 집에서 일하는 것을 8% 임금 인상과 같다고 여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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