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지구에 '폭염 보험'까지…'기후 재앙' 대응하는 보험업계

온열질환·가축폐사 피해 보장…해외선 폭염발 사회문제 해결책으로도

 

펄펄 끓는 무더위에 인명·대물 피해가 잇따르면서 폭염에 대비할 보험상품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살인적인 무더위가 연일 지속되면서 일부 지역, 산업군만의 문제였던 피해가 전국적, 전 지구적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면서 더위를 이기지 못한 돼지나 닭 등이 집단 폐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에선 폭염으로 가축에 손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보상하는 축산 농가를 위한 폭염 재해보험 특약이 있다.


가축재해보험에 폭염재해보장 추가 특약을 넣어 가입하는 형식으로 NH농협손보, KB손보, DB손보, 한화손보, 현대해상, 삼성화재 등 6개 손해보험사에서 판매하고 있다.


폭염 기간에는 가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보험에 처음 가입할 때 특약에 함께 가입해야 한다. 폭염 특약 보험료는 마리당 돼지는 2336원, 가금류는 43원 수준인데 정부가 보험료의 절반가량을 지원하기 때문에 보험료 부담은 절반에 그친다.


열사병과 일사병 등 온열 질환으로 죽거나 다쳤을 때 보상받을 수 있는 시민안전보험도 있다. 각 지자체에서 무료로 제공해주는 보험으로 해당 지자체에 주소를 뒀다면 자동으로 가입된다. 단 보장내역은 지자체마다 다를 수 있고, 직접 신청해야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민영 보험사 중에는 삼성화재 다이렉트의 '계절맞춤 미니보험'이 여름철 온열질환 진단비를 특약으로 보장한다. 이 상품은 계절별로 자주 발생하는 위험·사고를 보장하는 미니보험인데 여름철에는 열사병, 일사병, 열탈진 등으로 온열질환 진단을 받을 경우 1회에 한해 30만원을 지급한다.


폭염 피해에 대비할 보험상품은 앞으로 더 보강될 전망이다. 폭염으로 인한 인적, 경제적 피해가 날로 커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유엔과 적십자는 지구 기온이 2도 상승할 경우 폭염 발생률이 14배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국제노동기구는 2030년 폭염으로 인해 농업 종사자의 근로 가능시간이 현재의 40% 수준으로 줄어들어 2045년까지 세계 식량 생산량의 4분의 3이 폭염으로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폭염 등 이상 기후로 인한 격차 문제에도 보험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측이 어렵고 취약층에 더욱 심각하게 다가올 수 있는 기후 문제를 보험으로 완화해보려는 노력이다.


인도에서는 폭염으로 일용직 노동을 할 수 없는 저소득층 여성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보험이 출시됐다. 올해 5월 록펠러 재단은 소액 보험 스타트업기업인 블루마블, 인도 여성노동조합과 제휴해 폭염 상황이 3일 이상 이어져 수입이 사라지면 이를 보상하는 보험 상품을 마련했다. 폭염으로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에 놓인 염전 노동자, 건설 노동자, 농부, 노점상 등이 줄어든 수입을 보험으로 충당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회 현상과 보험은 떼려야 뗼 수 없는데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 폭우 등 자연재해가 극심해지다 보니 관련 보험 상품 개발과 수요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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