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공해' 민원에 당국 조사까지…트위터 본사 'X' 구조물 자진 철거
- 23-08-01
샌프란시스코 이틀 새 민원 24건 접수…무허가 건축물 판정, 과태료 부과
머스크 '텍사스 이전설' 일축했지만…사옥 불법개조 등 기행 탓에 '눈살'
알파벳 'X'로 사명과 로고를 바꾼 옛 트위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 옥상에 설치한 대형 구조물이 설치 이틀 만에 철거됐다. 구조물을 밝히는 대형 조명 탓에 '빛 공해'를 호소하는 주민 민원이 빗발치자 조사에 착수한 당국이 이를 무허가 건축물로 판정하면서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시(市) 건물검사국은 이메일을 통해 "이날 아침 건물검사관이 해당 구조물 해체 작업을 참관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명 구조물이 당국의 허가 없이 설치된 만큼 건물 소유주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 X는 이번 구조물 철거 작업은 자발적으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 X 본사 옥상에 지난 28일 X 모양의 대형 구조물이 설치되자 인근 주민들은 구조물 조명이 밤새 환하게 빛나는 바람에 일상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구조물이 건물 옥상에 위태롭게 올려져 있어 지나가는 보행자들을 덮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구조물 추락에 대비한 보행자 보호 조치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설치 작업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건물검사국은 이 같은 구조물 조도 및 안정성과 관련한 민원이 이날까지 총 24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설치 첫날부터 주민 항의가 들어오자 샌프란시스코 당국은 28일 해당 구조물이 시 건축 허가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시작했다.
건물검사국 공무원들은 설치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28일에 이어 29일 X 본사 건물을 방문했지만 두번 다 옥상 출입이 거절됐다. X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행사를 위해 켜진 임시 조명"이라고 항변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국은 구조물이 허가 없이 설치돼 시 건축 규정을 위반했다고 결론을 내리고 이러한 조사 결과를 X 측에 통보했다.
주민들의 민원 세례와 샌프란시스코 당국의 조사에도 X를 소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샌프란시스코를 향한 애정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머스크는 29일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이 도시는 여러 회사가 줄줄이 떠나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놓여있다. 여러 곳에서 본사를 이전하면 혜택을 주겠다고 약속했다"며 "비록 다른 사람들이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를 버릴지라도 우린 언제나 친구로 남아있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이래 머스크가 X 본사를 세금과 인건비가 낮은 텍사스주(州)로 이전할 것이란 관측이 파다했지만 이를 직접 일축한 것이다. 미국 테크기업의 탈(脫)실리콘밸리와 재택근무 정착으로 인해 도심 공동화와 범죄로 골머리를 앓아 온 샌프란시스코로서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럼에도 머스크가 비용 절감을 한다며 샌프란시스코 본사 건물의 임대료를 체납해 건물주로부터 소송을 당하는가 하면, 직원들에게 밤샘 근무를 강요하며 사옥 내부를 침실로 개조하는 바람에 시 당국의 조사를 받은 전례가 있다. 주민들도 이러한 머스크의 기행을 잘 알기 때문에 갑자기 나타난 대형 구조물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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