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피살에 교도소 폭동까지…에콰도르, 국가 비상사태 선포

마나비·로스리오스주, 두란시 등 3곳…60일간 비상사태 발령 야간통행 금지

마약사업 이권 다툼에 수감자 8명 사망…만타 시장, 괴한 총격에 숨지기도


중남미 에콰도르에서 시장이 피살되고 교도소 내 갱단간 충돌로 6명이 사망하는 등 폭력사태가 잇따르자 에콰도르 정부가 24일(현지시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은 서부 마나비·로스리오스주(州)와 최대도시 과야킬 인근 두란시(市) 등 3곳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 통행금지를 명령했다.

라소 대통령은 이날 안보 내각회의에서 "조직 범죄가 정치·사회에 스며들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이는 10년 이상 지속된 국가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에콰도르 전역은 지난 주말 각종 폭력으로 몸살을 앓았다. 22일 과야킬 제1교도소에서 마약 밀매 사업을 두고 라이벌 갱단원 간에 충돌이 발생해 수감자 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전국 5개 교도소에서는 교도관 96명이 갱단에 인질로 잡혀 국가 보안군이 투입됐다.

23일에는 마니비주 항구도시 만타에서 아구스틴 인트리아고 만타시장이 공공사업을 시찰하는 과정에서 총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달아난 총격 용의자를 쫓는 한편 훔친 트럭에 동승했던 운전자를 구금해 범행 동기를 추궁하고 있다. 인트리아고 시장은 평소 살해 협박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AFP 통신에 따르면 에콰도르는 세계 2대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와 페루 사이에 위치해 최근 전 세계 마약 거래 중심지로 부상했다. 특히 과야킬은 마약 밀매 경로를 두고 범죄 조직 간 다툼이 잦아지면서 치안 상황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2021년 5월 취임한 라소 대통령은 취임 첫해 교도소 내 폭동으로 400여명의 수감자가 사망하자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에콰도르의 살인율은 2021년 인구 10만명당 14명에서 2022년 25명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라소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당국에 압수된 마약은 455톤(t)에 달한다. 마약 상당수는 과야킬을 거쳐 미국과 유럽으로 운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국가 비상사태는 60일간 이어지며 야간 통행금지는 상황에 따라 조정될 예정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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