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AI 다음 먹거리 '양자 기술'…"양자내성암호 인력 양성 필요"

양자컴퓨터 활성화 되면 현행 암호체계 무력화

국내 암호업계 "알고리즘 개발 기술과 인력 부족"


#1. 40대 김 모 씨는 잠금이 걸린 스마트폰 한 대를 길에서 주웠다. 김 씨는 휴대전화 화면에 여러 숫자를 무작위로 입력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일명 '브루트 포스'(Brute Force·조합 가능한 모든 문자·숫자열을 하나씩 대입하는 것) 방식을 썼지만 쉽지 않았다.

정부가 양자 컴퓨팅 시대를 앞두고 '양자 내성 암호'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이후 차세대 먹거리로 점쳐지는 양자 기술이 활성화 되면 이같은 공격은 순식간에 성공한다. 

현재 국내 정보기술(IT)업계는 인력과 이해도 부족으로 양자내성암호 전환을 적극적으로 준비하지 않고 있다. 인재 양성과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양자 내성 암호'는 고성능 양자 컴퓨터의 보안 위협에도 안전한 암호를 말한다.

양자컴퓨터가 활성화되면 현행 암호체계가 무너지게 된다.

양자 컴퓨터는 현재 쓰이는 공개키암호(암·복호화에 서로 다른 키 활용)를 쉽게 해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자 컴퓨팅 기술은 0과 1로 이뤄진 비트(Bit)로 정보를 처리하는 기존 일반 컴퓨터와 다르다.

정보처리 단위가 큐비트(Qubit)로 중첩·얽힘 특성에 따라 0과 1을 중첩해 나타낼 수 있다.

큐비트의 속도는 비트 속도의 2의 n제곱 배만큼 빠르다. 쉽게 말해, 1024 비트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서는 100만년 정도가 소요되지만 양자 컴퓨터로는 몇초 만에 풀 수 있다.

업계는 강력한 양자 컴퓨팅 시대에 맞춰 양자내성암호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본다.

정부 역시 양자내성암호 기술 육성에 주목한다. 국가정보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4년까지 한국형 양자내성 암호를 개발하고, 2025년부터 한국형 양자 내성 암호 선정·표준화를 추진한다.

현재 대부분의 암호 기술 개발 기업은 양자내성암호 전환에 소극적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암호기술 개발 업체 10곳 중 1곳(12.7%)만 양자내성암호 전환을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암호기술 개발 기업의 양자내성암호 전환 동향 (KISA '2022 암호 이용 동향 조사 보고서' 갈무리)
 국내 암호기술 개발 기업의 양자내성암호 전환 동향 (KISA '2022 암호 이용 동향 조사 보고서' 갈무리)


그렇다고 국내 업체가 양자 내성 암호 체계 자체에 아예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같은 조사에서 암호기술 업체 10곳 중 7곳(72.7%)은 "양자내성암호를 잘 모르나 참여 의사는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양자 내성 암호 전환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로 개발 기술과 인력 부족을 꼽았다. 

암호기술 개발 기업 중 양자 내성 암호 전환을 잘 모르나 참여의사가 있는 업체 절반은 알고리즘 개발 기술과 담당 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따라서 국내 암호기술 업계가 하루빨리 양자 내성 암호체계 구축에 힘을 쓰도록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자 내성 암호 전환을 알고리즘을 바꾸는 것을 뜻하는데, 엘리베이터가 빨리 왔다 갔다 할 수 있도록 원리를 바꾸는 것"이라며 "체계적인 맞춤 교육과 컨설팅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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