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위스키 시장 성장률 세계 최고…고세율 걸림돌"-블룸버그

"인테리어 소품용 위스키 공병 7.8만원에 팔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위스키 시장이라고 블룸버그가 14일 주목했다. 지난해 한국의 위스키 소비량은 46% 급증하며 세계 최고의 성장세를 자랑했지만 수입 위스키는 판매가격의 두 배가 넘는 세금이 부과된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젊은 한국인들이 집에서 위스키를 마시는 것으로 저렴하게 고급 주류를 맛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른바 소소하지만 작은 행복, 소확행이다.

유니모니터의 써니 문 리서치 매니저는 블룸버그에 "MZ세대 소비자들은 심야 모임에서 과도한 음주를 중심으로 하는 주류문화를 거부하고 술을 즐길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적은 돈으로 사치를 즐기려는 개념도 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온라인 전문 소매업체 중 하나인 위스키 익스체인지의 구매 책임자 던 데이비스는 블룸버그에 "한국은 위스키 강국이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에 따르면 위스키 익스체인지의 한국 웹사이트 주문은 지난 5년 동안 91% 급증한 반면, 나머지 아시아 국가는 15%에 불과했다. 한국인들은 스코틀랜드의 스프링뱅크와 같이 한 증류소에서 한 가지 몰트 원액으로 만든 싱글몰트 위스키를 선호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모건 스탠리는 위스키 붐과 함께 한국의 명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한국이 1인당 세계 최대 명품 소비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VMH의 루이비통과 구찌 같은 명품 브랜드가 올해 서울에서 런웨이 쇼를 열었고, 페라리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공개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수도 서울을 선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한국인의 위스키 사랑에 명품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LVMH는 지난 6월 싱글몰트 브랜드 아르베그를 시음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또 다른 스카치 위스키 업체 발베니는 미슐랭 레스토랑과 함께 강남에서 첫번째 바에 이어 두 번째 바를 오픈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빈 위스키 병을 거래하는 장터가 형성되기도 했다. 인테리어 소품으로 로얄 살루트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의 빈 병이 7만8000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하지만 높은 주류세는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수입 증류주는 판매가격에 관세20%, 주세 72%, 교육세 30%, 부가가치세 10% 등 130% 세금이 부과된다. 반면 국산 주류의 경우 소주는 생수 한 병보다 저렴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반면 맥주와 탁주(전통주)는 부피 대비 알코올 함량 비율에 따라 세금이 부과된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2022년 백서를 통해 한국에서 프리미엄 주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다른 주류에 대해서도 종량세 과세를 확대할 것을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 한국은 2020년부터 이러한 방식으로 맥주에 과세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내 맥주 제조업체의 경쟁력이 향상되었다고 백서는 밝혔다.

그러나 동일한 모델로 주류에 세금을 부과하면 식당과 포장마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국의 국민 음료인 소주(일반적으로 알코올 함량이 13% 이상)의 가격이 인상되기 때문에 과세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2015년 담배 세금을 인상했을 때처럼 종량세로 전환할 경우 대중의 항의가 거세질 것을 정치인들이 경계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주류세의 목적이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라면, 당국은 술의 가격이 아닌 알코올 함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주 가격이 너무 싸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소주를 과도하게 소비하게 하고 잠재적으로 알코올 중독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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