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무인택시 24시간 운영 여부에 美 샌프란시스코 '긴장'

캘리포니아주 규제 당국 오는 13일 운영 확대 여부 결정

샌프란시스코 반대 서한 "교통 체증·보행자 사고 유발"


미국 실리콘밸리 관문이자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무인택시(로보택시)를 상용화한 샌프란시스코가 로보택시 24시간 운영 결정을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로보택시가 최첨단 자율주행 기술을 집약한 모빌리티 산업인 것은 분명하지만 안전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운행 규제를 전면 철폐하는 건 시기상조란 지적이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캘리포니아공공사업위원회(CPUC)는 로보택시 업체 웨이모와 크루즈가 신청한 24시간 운행 확대안을 오는 13일 의결할 예정이다. 승인 결정이 나오면 샌프란시스코는 로보택시가 항시 시내 전역을 돌아다니는 세계 최초의 도시로 기록될 전망이다.

현재 웨이모와 크루즈는 로보택시 운영에 여러 제약을 받고 있다.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 전역에서 시범 운행이 가능하지만, 요금을 받고 승객을 태울 때는 반드시 감독관이 탑승해야 한다. 크루즈는 비교적 한적한 시간대인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샌프란시스코 일부 지역에서만 감독관 없이 유료 여객 운송이 가능하다. 

두 업체 모두 정확한 운행 대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주 정부가 점차 자율주행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샌프란시스코 거리에선 로보택시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는 언덕이 많고 거리가 밀집돼 있어 새로운 자율주행기술의 도심 시험장으로 각광 받았다. 샌프란시스코를 능숙하게 누빌 정도면 미국 어느 도시에서든 운행이 가능하다는 게 로보택시 업계의 판단이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당국은 로보택시 산업에서 '세계 최초' 수식어를 연달아 받는 게 별로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샌프란시스코 소속 공무원들은 CPUC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최근 자율주행 차량으로 인한 교통체증 증가 문제와 보행자 충돌 사고 등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닌 니콜슨 샌프란시스코 소방서장은 WP에 "로보택시가 출동 현장에서 소방 호스를 들이 받거나 소방차를 막아서기도 했다"며 지난해 5월부터 지금까지 확인된 사고만 66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CPUC가 로보택시 업계의 주장을 받아들여 24시간 영업을 승인할 경우 더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보택시 운행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로보택시 운행 조건으로 각 업체에 주행 거리와 사고 관련 정보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캘리포니아 차량관리국 등에 보고해야 한다. 이에 대해 제프리 텀린 샌프란시스코시 교통국장은 차선 침범이나 급정거, 교통경찰 지시 불이행 등 사소한 사고에 대한 정보는 보고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로보택시가 화재 현장에서 소방 호스를 들이받고 지나가는 사고가, 지난 3월에는 폭풍우로 쓰러진 전신주에 로보택시가 얽히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업계의 보고가 아닌 시민들의 제보를 통해 당국에 적발됐다.

이에 대해 로보택시 업계는 기술 개발 및 당국과의 소통을 통해 안전 사고를 줄여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나 린도우 크루즈 대변인은 "더 안전한 도로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으며 시 당국자들과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이러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샌프란시스코는 로보택시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정작 이를 규제할 권한은 주정부가 갖고 있다. 그럼에도 시 공무원들이 로보택시 24시간 운영에 집단 반발하자 CPUC는 당초 지난달 29일로 예정됐던 표결을 이달 13일로 미루며 추가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테리 프로스퍼 CPUC 대변인은 WP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걸맞은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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