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타이태닉호 관광 잠수정에 "예견된 인재"…5년 전 이미 위험 경고
- 23-06-21
유인잠수정위원회 "만장일치로 우려"…위험평가 인증 준수 못해
해류·수압 때문에 수색 작업 난항…"우주에 있는 것과 같아"
침몰한 여객선 타이태닉호의 잔해를 보려는 관광객을 태운 잠수정이 실종된 지 사흘째. 이 관광 상품을 개발한 회사 안팎에서는 5년 전부터 이미 잠수정의 위험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해저탐사 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잠수정이 대서양에서 실종되기 몇 년 전, 이들은 몇 가지 경고에 직면했다"며 "회사 안팎의 전문가들은 경종을 울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NYT가 확인한 법원 문서에 따르면 2018년 1월 오픈게이트가 막 타이태닉호 관광 잠수정을 준비할 당시 오픈게이트의 해양 운영 책임자인 데이비드 로치리지는 "궁극적으로 선박이 더 많은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는 잠수정의 창문이 최대 1300m 깊이의 수압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것. 이는 침몰한 타이태닉호가 있는 3800m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두 달 뒤 오픈게이트는 업계 관계자, 심해 탐험가, 해양학자 등 30명 이상의 사람들로부터 해당 관광 상품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NYT는 전했다. 이들은 타이태닉호 관광에 잠재적으로 재앙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오픈게이트는 지난해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잠수정과 관련된 몇 가지 기술적 문제를 언급했다. 회사의 법률 및 운영 고문인 데이비드 콘캐넌은 "첫 관광에서 잠수정은 배터리 문제에 직면했고, 리프팅 플랫폼에 수동으로 연결해야 했다"고 적었다.
또 해양과학기술학회(MTS) 유인잠수정위원회는 서한을 발송해 오션게이트의 잠수정 사업과 관련해 "만장일치로 우려한다"고 적기도 했다. 이들은 이 잠수정이 DNV-GL로 알려진 해양위험평가 인증을 준수하지 못했다고 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 18일 타이태닉호를 관광하는 잠수정 '타이탄' 호가 실종됐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매사추세츠주 케이프 코드에서 동쪽으로 약 1450㎞ 떨어진 곳에서 통신이 두절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미국과 캐나다 당국이 공중 및 수상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대서양 해저 약 4000m 지점에 가라앉은 타이태닉호 선체를 보는 관광을 진행해 왔다. 4000m는 국내 최고 높이인 롯데월드타워(123층·555m)를 세로로 7개가량 쌓은 높이다.
이 잠수정에는 오픈게이트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설립자인 스톡턴 러쉬, 영국 사업가 해미쉬 하딩, 파키스탄의 억만장자 샤카다 다우드와 그의 아들인 술레이만 다우드, 프랑스 잠수부 폴-앙리 나글렛 등 5명이 탑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CNN은 이날 실종된 타이태닉호 관광 잠수정 수색 중 구조대가 구조를 요청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보도했다.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 당국이 음파를 탐지한 결과, 잠수정을 두드리는 소리가 여러 차례 들렸다. 이는 잠수정 내에 있는 실종자들이 잠수정을 두드리는 방법으로 구조 신호를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아직까지 실종된 잠수정이 어디 있는지는 찾지 못했지만 음파 탐지 결과, 구조를 요청하는 소리는 탐지한 것.
해당 잠수정에는 최대 92시간분의 산소가 저장돼 있어 현재 실종자들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력을 상실한 잠수정의 온도가 곤두박질 칠 우려도 크다. 미시간대학교 기계 공학 조교수인 앙칼 사렌은 워싱턴포스트(WP)에 "잠수함이 3800m 깊이에서 전력을 잃으면 결국 주변 수온에 가까운 온도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거의 꽁꽁 어는 것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해류와 수압 등은 구조작업을 한층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크리스 패리 전 영국 해군 제독은 스카이뉴스에 "해류가 너무 강해서 잠수정을 타이태닉호에서 멀리 밀어 수색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며 "저 아래는 완전히 어두워서 오히려 우주에 있는 것과 같다. 그 정도의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실종된 잠수정을 찾더라도 구조 작업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부에서 문을 열 수 있는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플로리다수중탐사대의 릭 무르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선 위치를 찾고, 사람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구조가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며 "그것은 긴 과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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