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서 인술 펼치던 美 의사, 피신 바로 직전 강도들에 사망

두명 미국인 사망자 중 한명인 수단계 미국인

양국 오가며 일하다가 철수 막판까지 의료 활동


군벌간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수단에서 인술을 펼치던 한 미국인 의사가 최근 강도로 보이는 괴한들에게 살해당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과 미국 CBS뉴스 등에 따르면 부슈라 술리에만(49)은 미국에서 태어난 수단계 미국인 의사로 미국 아이오와와 수단 수도 하르툼의 병원을 오가며 일해왔는데,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하는 부친 때문에 빨리 하르툼을 벗어나지 못하다가 가족들과 집을 떠나기 직전인 지난 25일 괴한들 손에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15일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간의 교전이 발생해 도시 전체가 전장이 된 와중에도 술리에만은 다른 일부 의사들과 함께 위험을 무릅쓰고 시민들을 치료했다. 그는 하르툼 대학 내과 교수이자 의학부 책임자였다. 지난주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걱정하는 친구들에게 "신이 우리를 위해 명령한 것 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그리고 믿는 자들은 신을 신뢰한다"면서 안심시켰다. 

미국인들의 철수가 시작되고도 술리에만은 아픈 아버지 때문에 수단을 쉽게 떠날 수 없었다. 양 군벌의 전쟁은 약탈로도 이어졌다. 결국 그는 부모와 미국인 아내, 두 미국인 자녀와 함께 탈출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떠나려 한 날 아침 낯선 사람들의 무리가 들이닥쳤고 가족들 앞에서 칼에 찔려 살해됐다. 

 

친구들은 강도짓을 하려는 게 괴한들의 동기였다고 보고 있다. 술리에만은 이번 분쟁에서 수단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두 명의 미국인 중 한 명이 되었다.

동료 의사들은 술리에만이 "미국에는 한명의 의사가 더 있으나 없으나 거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수단에서 내가 하는 모든 것은 많은 생명, 많은 학생들, 그리고 많은 의료 전문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면서 수단에서의 일에 애착을 가졌다고 전했다. 그리고 미국에서 수단을 위해 모은 의약품을 갖고 일년에도 수차례 수단으로 돌아오곤 했다고 밝혔다. 

수단 보건부에 따르면 2주간의 전투로 5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의사들은 전투원들이 적어도 5명의 의사들을 납치해 전투원들을 치료하기 위해 데려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료들은 술리에만은 병원에 계속 나타나 다른 의사들과 함께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산모들의 분만을 돕고, 다른 긴급한 치료에 여념이 없었다면서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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