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주교회의서 여성에게 첫 투표권 부여…"교회 역사상 놀라운 발전"

"스테인드글라스에 균열…놀라운 발전" vs "교회에 이념 침투시키려는 트로이 목마"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0월 열리는 바티칸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에 여성에게 처음으로 투표권을 부여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은 시노드에서 여성의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시노드 규범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시노드에서 남성 사제 5명과 더불어 수녀 5명이 투표권을 갖게 된다. 기존 시노드에서는 가톨릭 수도회 남성 대표 10인에게만 투표권이 부여됐다.

또 교황은 70명의 비(非)주교 위원에게도 투표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비주교 위원들은 사제, 수녀, 부제, 평신도 등 국가 주교회의가 추천한 140명의 명단 중 교황이 간택한다. 교황청은 위원에 청년층을 포함하도록 장려했고, 교황은 70명 중 절반을 여성으로 구성해달라고 요청했다.

시노드에는 보통 약 300명이 참석하며, 투표권을 가진 사람들 대부분은 여전히 주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정안은 여성의 권한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시노드 사무총장인 마리오 그러지 추기경은 사제, 수도자, 부제, 평신도 등 비주교 위원으로 포함하기로 한 결정이 주교들의 모임인 시노드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시노드는 주교들의 회의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이들의 참여는 교회 전체를 풍요롭게 한다"고 했다.

여성 사제를 지지하는 여성안수회의 소속 케이트 맥엘위 전무이사는 "교회 역사상 놀라운 발전"이라며 "스테인드글라스 천장에 상당한 균열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반면 가톨릭 내 보수주의자 중 일부는 이번 개정안을 자유주의적 이념을 교회에 침투시키려는 '트로이 목마'라고 비난했다.

교황은 지난해 여성을 포함한 세례를 받은 평신도라면 누구나 교황청 중앙 행정부의 새로운 법에 따라 바티칸 부서의 책임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인 개혁을 실시했다.

또한 지난해 주교 후보를 선출하고, 교황에게 어떤 사제를 주교로 임명해야 할지 조언하는 직책에 여성 3명을 임명한 바 있다. 2021년에는 여성들이 미사에서 성경을 봉독하고, 성찬식에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등 제단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교회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교회 내 여성 단체들은 수년 동안 시노드에서 여성에게도 투표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지난 2019년 기혼 남성 사제 허용 문제를 거론한 아마존 시노드에서 여성이 참관인으로 참여했지만, 투표는 하지 못했다.

일부 교회 전문가들은 오는 10월4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시노드 정기총회를 1960년대 교회 전반에 큰 충격을 줬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축소판에 비견할 만한 중요한 행사로 보고 있다.

교황을 지지하는 진보주의자들은 교황이 기혼 남성 사제 허용부터 이혼 및 재혼 가톨릭 신자의 영성체 허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결정을 내리길 바라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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