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리퍼플릭 주가 50% 폭락, 되살아난 금융위기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의 지방은행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서 1분기 동안 1000억 달러(약 132조원) 이상의 예금이 인출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이 회사의 주가가 50% 폭락하는 등 은행위기가 재부상하고 있다.

◇ 주가 50% 폭락, 거래 여러차례 중단 :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퍼스트 리퍼블릭은 전거래일보다 49.38% 폭락한 8.10 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주가가 이처럼 폭락하자 여러 차례 거래가 중지됐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일일 주가추이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이 은행의 주가가 폭락한 이유는 실적 발표 때문이다. 이 은행은 전일 실적 발표에서 1분기 순익은 2억6900만 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33% 급감한 것이다. 매출은 12억 달러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13%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1분기 주당순익은 1.23달러로 시장 전망치(85센트)를 크게 상회했다. 그런대로 선방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예금 인출이었다. 이 은행은 실적 발표에서 1분기 말 예금이 1045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분기(1766억달러) 대비 40% 이상 감소한 것이다. 지난 분기에 약 720억 달러 이상의 예금인출이 발생한 것이다.

◇ 예금 모두 1000억 달러 빠져나가 :  중요한 건 여기에 미국 대형은행들이 퍼스트 리퍼블릭을 구제하기 위해 지원한 300억달러 예치금도 포함됐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퍼스트 리퍼블릭이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을 겪자 JP모간체이스를 비롯해 미국 11개 대형은행은 지난달 16일 이 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모두 300억 달러를 예치금으로 지원했다.

이에 따라 실제 퍼스트 리퍼블릭에서 1분기에 빠져나간 예금은 1000억 달러가 넘는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전일 시간외 거래에서 20% 정도 폭락했던 이 은행의 주가가 정규장에서 50% 가까이 폭락한 것이다. 퍼스트 리퍼블릭이 폭락하자 다른 지방은행의 주가도 일제히 급락했다. 

지난주 대형은행의 실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미국의 금융위기는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였다. 

◇ 대형은행들도 물리게 돼 : 그런데 이 같은 상황에서 중소은행에서 또 다시 대규모 예금 인출이 일어난 것으로 밝혀지면서 미국의 예금주들이 중소은행에서 대형은행으로 예금을 옮기는 중소은행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대형은행들이 이 은행에 300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해 퍼스트 리퍼블릭의 위기가 확산되면 대형은행들에도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 대형은행들이 퍼스트 리퍼블릭에 물린 것이다. 

 

◇ 백악관 비서실장 직접 나서 : 위기가 재발할 조짐을 보이자 백악관도 나섰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비서실장은 "특정 은행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규제 당국이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데 깊이 관여하고 있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 주 동안 보았듯이 예금이 안정돼 있고, 전반적인 시스템이 건전하고 탄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필요하다면 은행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도구를 모두 사용할 것"이라고 반복해서 말해 왔다.

미국 당국자들이 주가 급락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다. 미국 정치권도 퍼스트 리퍼블릭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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