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밀문건 "대만 대공방어망 취약"…"中 정찰풍선 최대 4개 더 있어"

WP "임무수행 갖춘 군용기 절반에 그쳐…중국군은 현대화돼"

"정찰풍선 미 항모전단 상공 비행…감시장비 싣고 지구 일주"

 

중국이 대만 공습에 나설 경우 대만이 이를 방어하기 역부족이란 미 국방부의 평가가 유출된 기밀문건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미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의 정찰풍선의 경우 미 당국이 추가로 4개의 풍선을 더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된 메사추세츠주 공군 방위군 소속 잭 테세이라(21) 일병이 디스코드 채팅방에 유출한 기밀문건에 담긴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출된 문건에는 미 국방부가 대만의 방공 능력을 우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건은 "대만 군용기 중 완전한 임무 수행 능력을 갖춘 능력은 절반에 불과하다"면서 "군용기를 방공호로 옮기는 데만 1주일 넘게 걸리는데 대만이 군용기를 분산시키는 사이에 중국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큰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문건은 또 2발의 방공 미사일을 발사해 격추하도록 하는 대만의 방위 지침은 중국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전력에 압도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 방공부대가 주어진 시간에 전 부대의 실제 위치를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하며 상호 간 호환 가능한 통신수단이 한정돼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문건은 전투기 실사격 훈련이 정지된 목표물을 향해 진행되며 민관의 미사일 대피 훈련이 각본에 맞춰 이뤄져 실전과는 거리가 멀다고도 꼬집었다. 대만이 내년부터 의무 징병 기간을 4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지만 대만 국방력을 강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중국 인민해방군에 대해서는 현대화와 높아진 작전 속도, 대만 근처의 동부전구사령부에서 해상 훈련에서의 민간 선박 사용 등은 비정상적인 활동을 탐지하고 대만 공격을 주시하는 미 정보당국의 능력을 약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건의 내용을 종합할 때 중국 공군이 대만 영공 통제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기회를 가진다는 게 WP의 총평이다.


WP는 이날 미 국가지리정보국(NGA)이 지난 2월 15일에 작성한 것으로 적힌 중국 정찰풍선에 관한 2건의 조사 문건도 공개했다. 미국이 동부 해안 상공에서 정찰풍선을 격추한 지 11일이 지난 시점에 작성된 문건으로 추정된다.


첫 번째 문건에는 미국 정부가 격추한 '킬린-23' 외에도 '벌저-21', '아카르도-21'이란 이름이 붙은 중국 정찰풍선이 등장한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관리는 악명높은 범죄자들의 이름을 딴 것으로 보인다고 WP에 말했다.


문건은 '벌저-21'에 대해선 지난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풀 모션 비디오(FMV) 등의 감시장비를 싣고 지구를 일주했다고 적었다. '아카르도-21'에도 비슷한 장비가 실렸으며 '킬린-23'에는 주야간 기상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지상 및 해양을 관찰하는 합성조리개레이더(SAR)가 추가로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 문건에는 구체적인 정찰풍선 정보는 언급되지 않은 채 중국의 정찰풍선이 미 항공모함전단 상공을 비행했으며 또 다른 정찰풍선은 남중국해 해상에서 추락했다고 밝혔다.


WP는 두 문건에 적힌 대로 정찰풍선이 항모전단 상공을 비행했다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 첩보활동을 소홀히 했다는 의구심이 증폭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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