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맹국 감청 논란 일파만파…韓 김성한-이문희 내부대화도 유출
- 23-04-10
CIA, 韓정부 우크라 무기 지원 관련 내부 논의 과정까지 세세히
"韓포함 다양한 국가 정보들 도·감청…동맹국 관계 부정 영향"
미국 CIA(중앙정보국)가 한국 포함 동맹국들의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 관련 논의 과정을 감청했단 정황이 담긴 기밀 문건이 유출돼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들 간의 논의 과정까지 고스란히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파만파 커질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CIA가 주요 동맹국들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관련 논의 과정을 감청했다고 전하면서, 한국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의 내부 대화가 유출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지난달 교체된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 등 한국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 간 우크라이나 무기 관련 해법에 대한 내부 논의 과정이 자세히 담기면서, 파란이 예고되고 있다.
NYT '서울(한국 정부)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문제로 워싱턴(미국 정부)과 커다란 이견을 노출해왔다'는 제목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유출된 기밀 문건들엔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치명적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과,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라는 미국의 압력 중 갈등하는 고위 당국자들 간 논의 과정이 담겼다.
한국 대통령실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 사이에서 한국이 미국에 포탄을 수출할 경우 '최종 사용자'가 미국이 아닌 우크라이나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이에 대해 내부에서 논의가 이뤄졌다는 점이 골자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전 비서관은 "미국의 포탄 수출 요청에 응할 경우 미국이 이를 우크라이나에 전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요구에 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정부 원칙은 전쟁 중 국가에 살상용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점을 제안, "임기훈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이 3월 2일까지 최종적인 관련 입장을 정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정부의 원칙을 바꾸면 국민들이 일종의 '딜(거래)'를 했다고 오해할 우려가 있다고 이를 거부, 대신 155㎜ 포탄 33만발을 폴란드에 우회해서 수출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은 "미국의 최종 목적이 우크라이나에 빨리 포탄을 전달하는 것이므로 이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말했고, 이에 이 전 비서관은 폴란드가 어떻게 할 지 한국이 먼저 검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김 전 실장과 이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의 방미를 얼마 남겨두지 않는 지난달 29일과 27일 각각 사임, NYT 역시 이 소식을 전하며 이들이 "불분명한 이유로 지난달 사퇴했다"며 "두 사람 다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질의 답변에 앞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김 실장은 이번 방미 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미국 국빈 방문 일정과 북한 문제, 경제안보 관련 현안 등을 논의했다. 2023.3.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
◇ "美, 주요 동맹국 '도청'…韓 등 동맹 외교 부정적 영향" 지적
NYT는 해당 내용이 담긴 문건엔 미국 정보당국이 전화 및 전자메시지를 도청하는 데에 사용하는 '신호 정보 보고'(시긴트·signals intelligence report)라고 명시돼있다고 전했다.시긴트는 전자 장비로 취득한 정보로, CIA가 도·감청한 내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과 관련해, 동맹국인 한국 정부의 동향을 자세히 도·감청해 자세히 살폈다는 점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요한 동맹국들에 대해서도 '도청'(eavesdropping)을 해 왔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미국은 한국뿐 아니라, 영국과 이스라엘 등 주요 우방국들을 포함해 다양한 국가들의 국내외 정보까지 포괄적으로 살펴온 것으로 파악돼 논란은 향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군의 공격 시기와 특정 목표물까지 매일 실시간으로 미국 정보기관에 전달된 것으로 파악, 이 같은 정보를 미국이 전달해준 덕에 우크라이나가 중요 전기마다 방어태세를 충분히 갖춘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아울러 문건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정보뿐 아니라 중동과 중국 문제, 북한 핵 관련 진행상황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유출 문건들은 미국이 러시아뿐 아니라 다른 동맹국에 대해서도 첩보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이미 동맹국들과의 관계가 복잡해졌고, 미국의 비밀 유지 능력에 대한 의구심마저 자아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되면서 "한국과 같은 주요 파트너 국가와의 외교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고 NYT는 지적했다.
한 서방 국가의 고위 관리는 이번 유출 사태에 대해 "고통스러운 유출"이라며 "여러 정보기관이 서로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비밀이 유지될 것이라는 신뢰와 확신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미국과의 정보 공유에 있어 신뢰가 보장되지 않는 한, 제한을 둘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 속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에서 병사가 로켓 추진 수류탄의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
◇ 美 당국, 유출 경위 조사…韓대통령실 "과거 전례 살펴볼 것"
NYT에 따르면 이번에 유출된 문건은 총 100쪽에 이르며, 미 국가안보국(NSA)·중앙정보국(CIA)·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등 정부 정보기관 보고서를 미 합동참모본부가 취합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당수 고위 관리는 문서가 완전히 위조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며 백악관, 국방부, 국무부 등에 제출되는 CIA '세계 정보 리뷰' 보고서와 형식이 유사하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미국 법무부는 국방부와 공조해 유출 경위 수사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우크라이나군의 계획과 관련한 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만 밝히며 분위기를 주시하는 모양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날 과거의 전례, 다른 나라의 사례를 검토해 대응책을 살펴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실은 이날 "과거의 전례, 다른 나라의 사례를 검토해 대응책을 한 번 보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 외신 보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제기된 문제에 대해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관련 보도들에 대해 이날 오전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부고] 故김철수장로 부인 김영숙 권사 별세
- 타코마서미사,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 거행한다
- 시애틀 김명주,박희옥 작가 시조신인문학상 수상
- KWA평생교육원, 신규개설 '스마트폰 클래스' 인기 최고(영상)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 27일 토요정기산행
- 시애틀지역 인기 한식당‘스톤’(Stone) 레드몬드본점 이전 신장개업했다
- 한인생활상담소 입주할 건물 공사시작됐다
- 미국서 국내선 3시간, 국제선 6시간 지연되면 자동 환불
- 한국 연예인 홍진경, 이번 주 김치홍보차 시애틀 H-마트온다
- [부고] 강화남 전 워싱턴주 밴쿠버한인회장 별세
- 한국, 40세부터 복수국적 허용 추진
- 한국학교 서북미협의회 개최 학력어휘경시대회서 5명 만점 받아
- 재미한인장학기금 올해 장학생 총 80명으로 확대
- <속보>부인 생매장하려했던 워싱턴주 한인 징역 13년 선고돼(영상)
- KAC, 한인서비스날 맞아 대전정 청소했다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 목사 소고(小考-1)
- [서북미 좋은 시-오인정] 복수초
- 한국 아이돌그룹, 시애틀 매리너스 경기장서 시구한다
- ‘인기짱’시애틀영사관 국적ㆍ병역설명회 개최…“선착순 접수”
- 시애틀과 대전 자매결연 35년 교류확대 추진한다
- “킹카운티 도서관 공청회에 참석하세요”
시애틀 뉴스
- “시애틀 다운타운 부두개선 사업에 기업들이 돈 보태는 것이 맞다”
- “민주당이 워싱턴주지사 후보로 퍼거슨만 편든다”
- 시혹스 전 쿼터백 윌슨, 벨뷰 저택 팔렸다
- 벨뷰 경전철 오늘 드디어 개통했다
- 시애틀 4월말인데 날씨 춥고 비내리고
- 워싱턴주로 그리즐리 곰이 돌아온다
- 델타소속 보잉 여객기 이륙 뒤 비상 탈출 미끄럼틀 떨어져
- 시애틀지역 펜타닐 중독 이렇게 심각하다니...아이 3명 과다복용 중태
- 마이크로소프트 예상 뛰어넘는 실적 내놨다
- 시애틀지역 남성, 변심한 여친 납치해 역주행다 80대 치어 숨지게
- 시애틀 연방검찰, 바이낸스 창업자에 징역 3년 구형
- 워싱턴주 전기차 리베이트 준다…조건은 다소 까다로워
- 시애틀지역 운전자 테슬라 자율주행으로 운전하다 사망사고
뉴스포커스
- 하루 앞 다가온 영수회담…尹, '국정 돌파구' 마련할 수 있을까
- 525년의 세월을 걷다…대구 사유원에서 찾은 '치유'
- 알레르기 비염·소화불량 한약도 건강보험…29일부터 적용
- 의협 '증원 백지화' 결의문…임현택 "죽을 각오로 의료농단 저지"
- 의대 추가 개강·실습 운영…의대생 복귀 기미 없어 대학들 노심초사
- K팝 '멀티 레이블' 위험성 드러낸 '민쏘공'…하이브 시총 1조 하늘로
- "주말 다들 이거 봤어?"…'범죄도시4' 닷새만에 400만 흥행 눈앞
-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 "'채 상병 수사 외압' 법·원칙 따라 성실 수사"
- 김건희 여사, 공개행보 열어줄 '키'…영수회담이 만들까
- 판사 출신 변호사 "민희진이 배임? 방시혁은 에스파 폭행사주냐"
- '올림픽 진출 실패'에 고개 숙인 황선홍, 'A대표팀 내정설'에는 격앙
- 첫 영수회담…고물가·의료대란에 지친 시민들 "민생, 또 민생"
- "5·18은 북한 폭동" 전광훈 검찰 송치… 유공자 명예훼손 혐의
-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급 술 논란 일축
- 나훈아, 인천 공연서 은퇴 공식 언급 "여러분이 서운해 하니까 그만두는 것"
- 황선홍 감독 작심발언 "한국 축구, 시스템 바꿔야…난 비겁한 사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