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뚜껑 열자 '불쑥'…악어 통째 삼킨 '괴물 비단뱀' 아파트 출몰

미국 플로리다에서 버마왕비단뱀이 확산해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은 플로리다가 버마왕비단뱀 개체 수 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플로리다 야생에서 비단뱀이 얼마나 오래 살고 자주 번식하며 정확히 얼마나 많이 개체 수가 증가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수만 마리가 플로리다주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버마비단뱀은 최상위 포식자로서 플로리다주 남부의 열대습지 자연지대인 에버글레이즈에서 토착종들을 멸종시키고 있다. 실제로 비단뱀 급증 이후 에버글레이즈에 사는 도요새류, 물떼새류, 습지토끼, 흰꼬리사슴 등의 개체 수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단뱀은 1970년대 미국에서 이색 애완동물로 인기를 끌었고, 일부 주인들이 비단뱀을 야생에 풀어주면서 개체 수가 급증했다. 당국은 비단뱀이 토착종을 멸종시킨 것을 파악하고 수입과 소유를 규제했지만 비단뱀의 확산을 막기에는 너무 늦은 때였다.

지난해 11월 플로리다에서 악어를 통째로 삼긴 비단뱀이 발견돼 화제를 모았다. (인스타그램)


플로리다에서 비단뱀의 목격담은 꾸준히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19년 5월에는 플로리다의 한 가정집 변기에서 나온 길이 1.2m의 비단뱀이 변기 뚜껑을 연 남성의 팔을 물어 다치게 하는 일이 발생했다. 뱀이 어떻게 아파트에 들어갔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2021년 말에는 플로리다 남서부에서 무려 97.5㎏의 암컷이 알 122개를 밴 상태로 발견됐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악어를 통째로 집어삼킨 버마뱀이 발견돼 화제를 모았다.

애물단지 외래종으로 전락한 버마왕비단뱀으로 골머리를 앓은 플로리다는 민간인들의 비단뱀 사냥을 허용했고, 플로리다 어류및야생동물보존위원회(FWC)는 지난 2013년부터 '비단뱀 챌린지' 사냥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지난해 우승자는 28마리의 비단뱀을 사냥해 1만 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또 대회와 별도로 비단뱀을 잡는 사람들에게 포상금과 함께 수당을 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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