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치료 어렵고, 환자 괴롭히던 삼중음성 유방암…"희망있다"

3가지 수용체 없는 유방암…28만명 중 4만~5만명 추산
"면역항암제 새로운 치료 희망…급여화 빨리 이뤄지길"

 
유방암은 국내·외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꼽힌다.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신규 여성 유방암 환자 수는 2만4806명으로 여성 암 중 21.1%를 차지해 발생률 1위를 기록했다. 국내 전체 환자 수가 27만9965명에 달한다.

유방암은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사람 표피성장인자 수용체2(HER2) 유무에 따라 유형이 구분된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이 3가지 수용체가 모두 없는, 정확히는 3가지 단백질을 모두 발현하지 않는 유방암으로 전체 유방암의 15~20%를 차지한다.

특히 폐경 전인 50세 미만 여성에게 나타날 확률이 높다. 더욱이 진행 속도가 빠르며 전이와 재발 위험은 크다고 알려졌다. 한창 가정·사회에서 할 일이 많은 여성 환자는 삼중음성 유방암 발병 소식을 접하고 크게 걱정·낙심할 수밖에 없다.

매년 3월 3일은 미국의 삼중음성 유방암 재단이 지정한 '삼중음성 유방암의 날'(TNBC Day)인데 이경훈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최근 치료제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어려운 질병을 만났더라도 희망을 가지고 최선의 치료를 찾는 게 중요하고, 결국 좋은 결과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News1 DB


◇"공격적인 암이라 생존율 낮은 데다 젊은 환자들 여러모로 괴롭게 해"

국내 유방암 환자가 27만9965명이니 어림잡으면 4만2000~5만5000명 정도의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50세 미만 환자는 36.6%로 타 유형(24.4%)에 비해 젊은 환자군의 비율이 높다.

환자들은 △높은 전이 및 재발 우려 △3가지 수용체에 음성반응 △이로 인한 호르몬치료나 표적 치료 외 마땅한 치료법 부재 등으로 '삼중고'를 겪어왔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공격적인 성향의 암이라 타 유형의 유방암 대비 생존율도 낮다. 멀리 떨어진 장기까지 전이되면 5년 상대 생존율은 12%에 불과하다.

가장 큰 문제는 치료법의 부족이다. 유방암에는 특정 호르몬 수용체에 대한 '호르몬 치료제' 또는 HER2를 표적 하는 치료법인 '표적항암제'를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삼중음성 유방암은 세포독성 항암제를 사용해야만 했다.

이 교수는 "세포독성 항암제는 탈모, 메스꺼움, 구토, 호중구 감소 발열 등 부작용이 심하고 환자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며 "40~50대 여성은 사회적으로 중심에 있고 가정에서도 부모, 자녀를 활발히 돌봐야 하는데 투병도 힘들고 가정·사회에서도 어려움이 뒤따른다"고 안타까워했다.

◇조기 치료 중요한 가운데 면역항암제 부상…"급여화 이뤄지고, 환자는 희망 갖길"

삼중음성 유방암은 재발률이 높고 공격적일뿐더러 치료 자체가 제한적인 만큼 조기 단계의 치료(선행화학요법)가 중요하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그런데 특정 수용체를 표적 하지 않고 면역기능을 활성화해 암을 치료하는 면역항암제가 삼중음성 유방암의 새로운 치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와 면역세포의 결합을 막아 면역세포가 정상 작용할 수 있게 하고, 면역 체계가 증강해 암세포의 사멸을 돕는다. 기존에 사용하던 세포독성 항암제에 더해 면역항암제를 추가하면 완전관해율이 높아지고 재발률은 낮아진다는 게 이 교수 설명이다.

완전관해는 수술 전 항암제의 효과가 좋아 수술 시점에 절제한 유방과 림프절에서 암의 흔적만 있을 뿐, 살아있는 암세포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차후 종양 부위를 최소화해 유방을 보존하는 '유방 보존술'의 확률도 높일 수 있게 됐다.

이 교수는 "최근 약의 발전으로 치료 효과가 개선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10~20년 후에도 드물지 않게 재발할 수 있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과는 달리 삼중음성 유방암은 처음 4~5년 이내에 재발하지 않으면 장기 재발은 상대적으로 드물다. 항암제 자체의 반응률도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보다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이 면역항암제가 지난해 7월 허가돼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 건강보험 급여는 되지 않고 있어 경제적인 부담이 큰 상황이다. 가정, 사회에서 할 일이 많은 환자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약을 못 쓰는 일은 사회적으로도 손실이니 이 교수는 "급여가 빨리 이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술뿐 아니라, 수술 전후 항암제를 적절히 사용해 완치에 이를 수 있고 최근 치료법의 개선으로 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치료제는 급속히 발전 중"이라며 "희망과 의지를 놓지 않고 어려운 과정을 이겨나가는 용기가 꼭 필요하다"고 환자들을 격려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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