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도 게임도 차안에서…자율주행 시대 대비하는 車업체들

소니-혼다, 바퀴달린 플스 '아필라' 공개…獨 업체도 차량 내 게임 준비
올해 자율주행 레벨3 원년…"구독 서비스로 수익 확보"

 
자동차 안에서 운전만 하는 시대는 끝나가는 걸까. 전동화 시대를 넘어 자율주행을 바라보는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 내부에서 각종 업무와 게임 등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3'에 참가한 자동차 업체들은 차량 내 각종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내보이면서 관심을 끌었다.

합작사인 소니혼다모빌리티는 CES 2023에서 전기차 아필라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소니는 다양한 전자제품을 만드는 업체지만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을 만드는 업체로도 이름이 높다. 아필라를 두고 '바퀴달린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말이 도는 이유다.

소니혼다모빌리티는 아필라를 게임·영화 등의 콘텐츠에 최적화해 설개했다. 게임 '포트나이트'를 제작한 에픽 게임즈의 게임 엔진 '언리얼 엔진'을 탑재할 계획이고,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소니혼다모빌리티는 2025년 아필라의 사전계약과 양산을 시작하고 2026년 북미 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도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대한 비전을 내놨다. 아우디는 CES에서 차량 내 VR 게임이 가능한 구독형 서비스를 발표했다. 아우디의 파이오니어 팩을 사용하면 실시간으로 차량 움직임이 VR 공간인 모토버스에 반응해 상호작용이 가능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파이오니어 팩은 올해 출시될 예정이며 1년 구독료는 약 700달러 수준이다.

BMW는 유럽 게임 플랫폼 '에어 콘솔'과 협력해 7시리즈에 캐주얼 게임을 차량에 도입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의 소프트웨어 업체 ZYNC와 공동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ZYNC의 플랫폼을 통해 게임이나 뉴스 등 주문형 콘텐츠를 제공하게 된다.

현대자동차는 인공지능(AI) 컴퓨팅 기업인 엔비디아와 협업해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을 탑재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아이오닉6 출시 당시에도 높은 브리지 타입의 센터 콘솔을 적용해 상단을 노트북 거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자동차 안에서 업무 또는 콘텐츠 소비 등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차량 내 게임 서비스는 테슬라도 뺄 수 없다. 테슬라는 전기차 충전 시간 동안 활용할 수 있도록 대형 디스플레이에 각종 게임 서비스를 적용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홀리데이 업데이트'로 세계 최대 규모 게임 소프트웨어 유통망인 '스팀'을 통한 게임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완성차 업체들이 이처럼 차량 내 게임 등 콘텐츠 서비스 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은 완성차 시장이 전기차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고, 나아가 자율주행 시대까지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충전은 100kW 급속 충전기로도 80% 충전에 30분 내외가 소요된다. 대기 시간에 즐길 거리를 제공해 충전 시간에 대한 불편함을 가리는 목적도 있다. 전기차 선두주자인 테슬라가 차량 내 게임 서비스를 일찌감치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를 본격적인 자율주행 상용화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G90, EV9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자율주행 단계는 레벨0에서 5까지 6단계로 나뉘는데, 그중 운전자 개입이 최소로 적용되는 레벨3부터 사실상 '자율주행 자동차'로 분류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율주행 3단계로 가면 고속도로에서는 시속 80㎞로 가면서도 손을 안 대도 된다. 2~3시간 이동하는 동안 할 일이 사라지면서 차 안에서는 게임·영화·음악 등의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봤다.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는 완성차 업체의 새로운 수익원으로서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BMW·메르세데스-벤츠 등이 열선 시트·후륜 조향 기능 등에 대한 구독 서비스를 내놨다가 소비자들의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그러나 게임·영화 서비스의 경우 이미 소비자들이 구독하는 형태의 소비가 익숙하다. 이에 대한 수요를 완성차 업체가 그대로 가져오면 꾸준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구독 서비스로 하면 차량을 팔아서 내는 수익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당연히 플랫폼을 구성하고 확장하려 할 것"이라며 "앞으로 차를 제작할 때에도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를 호환하는 데 중점을 두고 인테리어가 구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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