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신약 '아두헬름' 승인 매우 이례적"…미 의회 보고서 지적
- 23-01-02
일반 지침에서 벗어나…"FDA·바이오젠 부적절하게 협력"
FDA, 이번주 중 새 후보물질 '레카네맙' 심사결과 발표
다국적제약사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개발했던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성분 아두카누맙) 승인 과정에서 바이오젠과 미국 식품의약국(FDA)간 부적절한 협력이 이루어졌다는 미국 의회 보고서가 나왔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하원 산하 에너지·상무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고가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을 승인하기 위해 FDA가 제약사와 '일반적이지 않은 협력'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아두헬름은 지난 2021년 6월 미국에서 승인된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이다. 알츠하이머를 대상으로 한 약물로는 2003년 이후 18년만에 나온 신약으로 큰 기대를 받았지만, 직접적인 효능 평가 기준이 아닌 대리지표를 이용해 인지능력 감소를 다소 완화한 점을 증명해 치료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연간 5만6000달러(약 7099만원)에 달하는 약값으로 가격 대비 효용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으며 미국 의회 차원에서 승인 과정과 약값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 하원 감독개혁위원회와 에너지·상무위원회가 약 18개월간 조사해 공개한 것이다. 두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바이오젠이 아두헬름 출시를 '전례없는 경제적인 기회'로 간주하며 약값을 연간 5만6000달러로 책정했지만 실제 환경에서 효과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바이오젠은 이런 우려에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동안 아두헬름 판매와 마케팅 비용으로 33억달러(약 4조1853억원)를 지출할 계획이었다. 이는 실제로 미국 사회의료보장 제도인 메디케어 지출 증가로 이어져 아두헬름이 보험료 인상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미국 알츠하이머 학외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알츠하이머는 6번째 주요 사망 원인으로 환자수만 650만명이 넘는다. 앞으로 2060년까지 1380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약효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알츠하이머는 뇌에서 과다 생산·축적된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로 만들어진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아두헬름은 Aβ를 제거하면 알츠하이머도 치료할 수 있다는 가설을 기반으로 하는데 Aβ 제거가 알츠하이머 치료로 직접 이어지는지를 증명하기 어려워 논란이 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바이오젠은 알츠하이머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당시 진행 중이던 아두헬름 임상3상을 중단했다. 하지만 데이터를 재분석한 결과 반년만에 다시 아두헬름이 유의미한 알츠하이머 개선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보고서는 또 FDA가 아두헬름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바이오젠과 최소 115차례의 회의, 통화, 이메일 토론 등을 거쳤으나 해당 기록을 제대로 문서로 남기지 않았다며 FDA 자문위원회 심사위원 11명 전원이 승인에 반대했지만 결국 FDA는 승인했다고 밝혔다. FDA가 자문위원회 의견을 항상 따를 필요는 없지만, 관례상 대부분은 따른다.
보고서는 임상시험에 참가했던 환자보다 더 광범위한 환자 집단에 사용이 승인된 점도 지적했다. 당시 아두헬름 승인에 찬성했던 전문가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번 보고서에 대해 FDA는 "아두헬름을 승인한 결정은 자료에 있는 데이터에 대한 과학적인 평가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며 "바이오젠과의 상호작용은 적절했다"고 반박했다.
바이오젠 또한 이날 성명을 통해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며 "승인과정에서 아두헬름에 취한 조치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FDA는 현재 아두헬름 후속 신약후보인 '레카네맙'을 심사 중이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6일(현지시간) 심사 결과를 공개한다. 레카네맙은 임상시험에서 경증 인지장애(MCI) 등 초기 알츠하이머 증상을 개선하고 투약 18개월 후, 아밀로이드 플라크 감소에 대한 대리지표인 임상치매척도(CDR-SB)를 위약 대비 27% 개선했다.
다만 최근 레카네맙 임상 시험에 참가한 환자 3명이 사망하는 등 안전성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시 뇌 영상 비정상 소견(ARIA)에 대한 주장이 나왔지만 바이오젠 측은 약물관련 문제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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