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결산] 달라진 아시아 축구…색깔을 갖추자 경쟁력이 생겼다
- 22-12-08
카타르 제외한 아시아 팀 조별리그 7승1무7패
'빌드업' 벤투호, '카운터' 일본 등 인상적 활약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은 한국을 포함해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아시아 팀들의 선전이 빛난 대회다. 그저 '들러리' 수준에 가깝던 과거의 대회와는 확실히 다른 경쟁력을 보여줬다.
16강에 무려 3개 팀(한국, 일본, 호주)이 진출했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일본이 독일과 스페인을, 한국이 포르투갈을, 이란이 웨일스를 꺾는 등 유럽과 남미의 강호를 상대로 짜릿한 승리도 여러 차례 연출했다.
개최국 카타르가 홈 이점을 살리지도 못하고 3전 3패로 부진하긴 했지만 이를 제외한 5개 아시아 팀의 조별리그 성적은 7승1무7패로 분명한 성과를 냈다.
단순히 결과만 좋았던 것도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특징은 아시아 팀들이 각각 자신들만의 색을 가졌다는 데 있다.
물론 이전에도 아시아 팀들의 월드컵 승리는 심심치 않게 있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객관적 열세를 인정하고 수비에만 집중하다 어떻게든 결과만 얻어낸 경우가 다수였다. '수동적 승자'였다.
이번엔 달랐다. 무조건 꼬리를 내리지 않았다. 아시아 팀들은 각자 팀 상황 안에서 자신들만의 색을 찾았고 이를 실전에서 적극 활용해 승리를 얻었다.
지난 대회가 끝난 이후부터 4년의 시간을 담아 준비한 한국은 '빌드업 축구'가 완전히 자리를 잡은 팀이었다.
우루과이·포르투갈 등 2선이 강하다는 팀들을 상대로도 중원을 장악한 뒤 차근차근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를 마음껏 구현, 그라운드 안에서 무엇을 하려는지 분명하게 보여줬다.
세운 뱡향이 명확하고 그 길을 따라 흔들림 없이 나아갔으니 어떤 팀을 만나도 힘을 잃지 않았고 이는 선수들의 자신감과 좋은 경기력으로까지 이어졌다.
덕분에 한국 팬들은 포르투갈전 짜릿한 승리를 포함해 매 경기 '우리의 축구'를 확인하고 감상할 수 있었다. '능동적 승자'였다.
벤투호 황태자 황인범 역시 "브라질에 패한 건 아쉽지만, 이번 대회에서 우리가 하려는 축구를 하고 '쫄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되돌아봤다.
'옆 나라' 일본도 마찬가지다. '죽음의 조'에 속했던 일본은 독일과 스페인을 모두 잡는 파란을 일으키며 1위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16강전에서도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했지만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패했다.
일본은 수비에 집중하는 축구를 펼쳤지만 그렇다고 '수동적'인 형태는 아니었다.
일단 후방에 선수를 많이 배치하며 전략적으로 상대의 힘을 뺀 뒤 후반전에 빠르고 역동적인 카운터를 준비, 효과적인 결실을 얻었다. 이를 위해 포백과 파이브백을 유동적으로 바꾸는 훈련에 특히 공을 들였고 덕분에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경기를 이끌 수 있었다.
일본 매체 '골라조'의 유키 니시카와 기자는 "일본은 이 축구를 하기 위해 이전부터 포백과 파이브백을 언제든 변환할 수 있도록 연습했다"고 귀띔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그랬다. 사우디는 1승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1차전에서 '메시국' 아르헨티나를 잡은 것만으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사우디는 이 경기서 지치지 않는 강한 전방 압박과 2선에서 공을 빼앗은 뒤 1~2번의 터치만으로 일대일 찬스를 만드는 완성도 높은 패턴으로 세계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일본 프리랜서 아사다 마사키 기자는 "그는 "과거 아시아 팀들은, 당연히 자신들이 전력에서 밀린다고 생각하며 아예 수비만 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리고는 역습으로 승부를 보는, 비슷하고 단순한 패턴이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달랐다. 각 팀마다 자신들만의 무기들을 준비해 경기했다"고 했다.
요컨대 아시아가 아시아만의 색을 마음껏 발휘했고 이를 앞세워 결과까지 충분하게 증명해냈다. 다만 이것으로 만족하기엔 이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팀들이 최대 16강에서 여정을 마무리, 아쉬움과 한계도 동시에 남겼다.
이제는 4년 뒤 열릴 2026 월드컵을 향한 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다.
계약이 만료된 벤투 감독과 결별, 새로운 사령탑과 체제로 다시 뛸 준비를 하는 한국은 벤투호가 카타르에서 보인 임팩트와 성과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벤투호를 통해 한국은 확실한 색깔이 가졌고, 그 색깔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는 것까지 확인했다.
그 확인은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다. 누가 지휘봉을 넘겨받을지는 모르겠으나, 긴 호흡으로 확고한 철학을 지니는 과정을 간과하지 않아야 하겠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워싱턴주 한인교계 큰별 박영희 목사 별세
- [부고] 조기승 서북미연합회 회장 모친상
- [공고] 제 35대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임시이사회 및 총회
- 워싱턴주 한인그로서리협회(KAGRO) 회원 권익과 안전 위해 최선
- “한인 여러분, 핀테크를 통한 재정관리ㆍ투자 알려드립니다”
- 시애틀 한인마켓 주말세일정보(5월 3일~ 5월 6일, 5월 9일)
- 샘 심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수치심에서 자부심으로 바뀌었다"
- 시애틀 롯데호텔 '미국 최고 호텔 7위' 올라
- “샛별문화원으로 한국문화 체험하러 왔어요”
- "시애틀 한인여러분은 하루에 몇마일 운전하시나요?"
- 한국 아이돌 엔하이픈 시애틀서 멋진 시구에 이치로도 만났다(영상)
- 페더럴웨이 청소년심포니 오케스트라 봄 연주회
- 린우드 베다니교회 이번 금~토 파킹장 세일
- 한국 GS그룹 사장단 시애틀서 집결… MS·아마존 찾아 공부했다
- 올해도 시애틀서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식 열린다
- 유니뱅크 올해 흑자로 바로 전환, 정상화됐다
- ‘가마솥 진국’레드몬드 ‘본 설렁탕’5월 특별할인해준다
- 워싱턴주 음악협회, 44회 정기연주회 연다…“예약 서둘러야”
- [서북미 좋은 시-윤석호] 떨고 있을 때
- "한인 여러분, 구글 비지니스로 가게 홍보하세요"
- 오리건출신 한인 2세 미 해군항공학교 수석졸업
시애틀 뉴스
- 시애틀 경찰관들 연봉 엄청 오른다
- 워싱턴주 스포캔 ‘색션 8 바우처’ 다시 배포한다
- 워싱턴주 차량절도 전국서 4번째로 많다
- "뇌물주면 시애틀지역 토지감정가격 낮춰주겠다"
- 시애틀 어린이병원 인종차별혐의로 또 고소당했다
- 보잉 두번째 내부 고발자 사망...미스터리?
- 13억달러 복권당첨된 오리건주민, 절반 친구에게 준다
- 워싱턴주 에버그린 주립대 반전시위 종결
- UW에도 두번째 반전시위 부대 등장했다
- 스타벅스 불매운동 타깃되면서 실적 '어닝 쇼크'
- 시애틀 롯데호텔 '미국 최고 호텔 7위' 올라
- 마이크로소프트 말레이시아에 22억달러 투자한다
- "시애틀 한인여러분은 하루에 몇마일 운전하시나요?"
뉴스포커스
- 김진표, 채 특검법 상정…"尹 대통령 거부권 많이 행사했기 때문"
- 윤 대통령 두 번째 기자회견…'김여사·채상병·거부권' 질문 제한 없다
- '병원 문 닫을 판' 경희의료원…"내달 급여 지급 중단 고려"
- 정부24 오류 증명서 오발급 1233건…"서류 삭제, 현재 정상 발급"
- 김 여사, 어린이날 행사 불참…142일째 공식행사에 안 보여
- 정유라 "내가 국힘보다 돈값 더 해…커피 한 잔 값 후원 좀" 소송비 호소
- AI로 엑스레이 판독·신약 개발…'헬스케어' 옷 입은 카카오브레인
- '갤S24' 조기 출시 전략 성공…폴더블 신작도 효과볼까
- 민간도, 국제기구도 '韓 성장률 2% 초반→중반'…관건은 금리·물가
- 국민연금 월 200만원 넘는 수급자 첫 3만명 돌파
- "BTS도 군대 갔는데"…50년 만에 '체육·예술요원 병역특례 폐지' 수면 위로
- 의대교수들 "정부, 증원 근거자료·회의록 명명백백히 공개해야"
- 검찰, '김건희 명품백' 건넨 목사 고발인 9일 소환조사
- '채상병 수사외압' 김계환, 9시간째 조사중…변호인 동석 안해
- 가혹한 5월 가정의달…물가는 천정부지, 임금체불은 사상 최고
- 'Sell in May' 5월엔 주식 팔고 떠나라?…증권가 "내린 유망주 살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