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박에 27만원' 논란의 팬 빌리지, 개막 코앞인데 공사 중

컨테이너 박스를 숙소로 활용 

"미흡한 부분 촬영 금지" 미디어 통제하기도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 도하의 '팬 빌리지'는 비싼 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설이 열악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도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어느 정도는 인지해 이를 취재하려는 미디어를 일부 통제하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은 시작 전부터 숙박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대 과제로 꼽혔다. 인구 270만명의 '작은 나라' 카타르가 '큰 월드컵'을 보려는 100만명의 관광객을 품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FIFA와 대회 조직위는 컨테이너 박스를 숙소로 활용, 도하 곳곳에 팬 빌리지를 조성해 숙박 문제 일부를 해결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완성된 팬 빌리지는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과 엉성한 시설이 공개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17일 뉴스1이 하마드 국제공항 인근 부지에 건설된 팬 빌리지를 찾았지만 열악한 시설들이 눈길을 끌었다. 도하에는 이 곳을 포함해 카라반, 텐트, 컨테이너 등 총 8개의 팬 빌리지가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는 중.

하마드 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팬 빌리지에는 약 6400개의 컨테이너 객실이 마련됐다. 지원 스태프는 약 150명이다. 

직접 둘러본 숙소 환경은 외신에 보도됐던 것처럼 열악했다. 일단 너무 좁았다. 침대 2개로 구성된 침실은 다른 곳에 발을 디딜 공간도 부족해보였다. 

살림살이 역시 미니 냉장고와 의자 등 최소한으로만 준비됐다. 내부에 화장실이 있긴 했지만 역시 좁았다. 

심지어 컨테이너와 컨테이너의 간격도 매우 촘촘해, 사생활이 제대로 보장될지 의문이었다. 

각 방마다 에어컨이 가동돼 더위 문제는 해결됐지만 수많은 컨테이너에 전기를 공급하느라 대형 발전기가 굉음을 내고 있었다. 

이런 방이 1박에 740리얄(약 28만원)로 책정됐다. 관광객들이 만족하기는 어려운 금액이다. 식사를 포함할 경우 가격은 36만원까지 치솟는다.

심지어 개막이 코앞인데 아직 완성도 되지 않았다. 

팬 빌리지 리셉션에서는 "이틀 전에 이미 오픈했다"고 공지했지만 팬 빌리지 곳곳에서는 여전히 공사를 진행하느라 먼지가 흩날렸다. 팬 빌리지 중간 중간에 공사 자재들이 쌓여 있었고 비포장 도로 위를 지게차와 트럭들이 쉼 없이 내달렸다.

대회가 개막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곳에서 머물고 있는 팬을 찾기도 힘들었다. 빨래가 있는 방을 찾아 노크해 들어갔더니 매점 공사를 하는 인부들이 머물고 있었다.

팬 빌리지 측도 최근 이 곳을 향한 외부의 부정적인 시선을 잘 알고 있다.

사진 촬영 허가 문제를 놓고 긴 시간 실랑이를 벌이던 관계자는 "아직 다 지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좋지 않아 보이는 건 당연하다. 나중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나쁜 시선을 받을 곳이 아니다"라면서 "공사 중이거나 미흡해 보이는 부분은 찍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열악한 숙소 내부와 달리 외부 부대시설은 제법 신경을 쓴듯했다. '컨테이너 숲' 사이 광장에는 초대형 전광판이 설치돼 대회 기간 함께 축구 경기를 볼 수 있도록 꾸몄다. 

또한 풋살, 농구, 배구, 헬스 등을 즐길 수 있는 체육시설, 피자와 케밥 등을 파는 매점, 공용 식당도 설치됐다. 부지가 워낙 넓어 숙박객들의 리셉션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내부에 버기카도 운영한다.

고가에 비해 열악하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팬 빌리지가 과연 도하를 찾는 관광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은 1121일이다.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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