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노덕환] 세월호 참사 잊혀지지도 않았는데…
- 22-10-31
노덕환(동국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ㆍ평통 전 미주부의장)
세월호 참사 잊혀지지도 않았는데…
시끄러운 음악과 인파가 한데 어우러진 가운데 핼로윈 데이를 몇일 앞두고 고통의 아비 귀환의 현장에서 154명의 사망자와 14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얼핏 보기에는 무질서한 후진국에서나 발생할 법한 사고이다.
세계 10위 경제대국이고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널리 알려진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했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핼로윈 데이는 미국에서 매년 10월 31일 어린 꼬마들이 유령의 복장을 하고 다니며 예쁘게 포장한 사탕을 나누어 먹고 즐기는 것으로 켈트인의 전통 축제인 사윈(Samhain)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한국은 코로나19 환자가 하루 4만명 대를 유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거리두기는 일찍이 없어지고 마스크는 막힌 공간에 들어갈 때 형식적으로 잠시 쓰는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문화, 그것도 어린이들의 놀이인 핼로윈 데이 축제를 위해 거리두기 질서가 없어진 가운데 너도나도 밖으로 나아가 즐기는 풍속에 빠져든 젊음을 나무랄 수만은 없지만 이 와중에 안전 불감증은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불의의 사고 예방 등을 위한 질서를 잡기 위해 24시간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 정부 당국의 안일한 대처는 물론이고 젊은이들 스스로 질서를 지키는 노력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보인다.
누군가 내리막길 위쪽에서 “밀어”라고 소리를 질렀다는 목격담이 나오는 가운데 맨 아랫쪽 사람들이 넘어지면서 참사가 시작되었다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축제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조금씩 양보하고 관할 구청과 경찰서 등 당국에서도 그동안 여러 축제 때 해왔었던 사고방지를 위한 준비를 했다면 이런 참혹한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운 생각이 자꾸만 든다.
국가는 헌법에 명시된 대로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줘야 할 의무가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피해를 본 많은 국민들에게 정부가 해준 보상은 무엇이었는지 국민들은 알고 있다.
의무를 다하지 않는 정부와 책임자들의 엄중한 문책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가의 격을 떨어뜨린 이번 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책임을 적당히 서로 미루거 변명으로 끝낸다면 더 큰 사고로부터 국민이 국가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을 것이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서해 앞바다에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는 고등학생들을 태운 세월호 사고 이후 정부 당국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당국자의 책임을 묻는 처벌은 어떻게 되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여야 국회를 비롯한 정치인들도 말싸움 만을 하고 있을 일은 아닐 것이다.
머리를 맞대고 정부 당국자들과 사고 수습을 위한 노력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에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한 절박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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