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도 '비만'이 문제…"전조증상 익히고 뱃살 관리하라"
- 22-10-29
29일 세계 뇌졸중의 날…우리나라 사망원인 4위, 매년 10만명 이상 발생
안면마비·팔다리마비·언어장애시 즉각 병원으로…비만 따른 고혈압·동맥경화·지질혈증, 뇌졸중 위험 증가
10월 29일은 세계뇌졸중기구(WSO)가 정한 '세계 뇌졸중의 날'이다. 뇌졸중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4위로, 매년 10만 5000명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한다. 5분에 한명씩 뇌졸중 환자가 생기고 20분에 한명씩 뇌졸중으로 사망하고 있다.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혈관이 파열되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으로 나뉘는데, 뇌경색이 76% 가량을 차지한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사망률이 감소했으나 인구 고령화에 따라 발병률은 증가하고 있다. 지금처럼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일수록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경희의료원과 비만특화 의료기관 365mc 의료진은 29일 뇌졸중은 빠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질병인 만큼 전조증상을 잘 알아뒀다가 신속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고 강조하는 한편 뇌졸중 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해 '비만'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허성혁 교수는 "뇌졸중은 대부분 갑작스럽게 발생하기 때문에 전조증상인 'FAST 법칙'을 반드시 기억하고 신속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FAST 법칙에서 F(Face Dropping)는 한쪽 얼굴에 안면떨림과 마비가 오는 것을 의미하며 A(ArmWeakness)는 편측 팔다리에 힘이 없고 감각이 무뎌지는 것을 뜻한다. S(Speech Difficulty)는 말할 때, 발음이 이상한 것인데 이렇게 되면 T(Time to call 119) 상황으로, 바로 119로 전화해야 한다.
뇌졸중의 전조증상은 이처럼 기존에 잘 하던 행동을 갑자기 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로 말할 수 있다. 이밖에도
한쪽 혹은 양쪽 눈의 시각장애가 발생해 물체가 둘로 보이기도 한다. 갑자기 걷기나 균형 잡기가 힘들고, 빙빙 도는 어지럼증을 경험하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심한 두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허 교수는 "발병 후 1시간30분 이내에 혈전용해제 투여 시 치료받지 않은 환자에 비해 장애가 남지 않을 가능성이 3배 가량 높다"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잠시도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평소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위험요인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 자체가 뇌졸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비만으로 인해 발생된 만성질환이 뇌졸중의 주범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몸무게가 늘면 혈압도 높아진다. 보통 체중이 1kg 줄면 수축기 혈압은1.6mmHg, 확장기혈압은 1.1mmHg정도 감소한다. 이에 과체중이라면 정상 체중으로 되돌리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
고혈압이 아니라도 비만으로 인해 혈액 내 기름이 쌓이며 동맥경화가 유발되고,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더뎌지면서 뇌졸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 캐나다 맥마스터대 인구보건연구소가 세계 32개국 2만7000명을 대상으로 8년간 연구한 결과, 혈액 속 지방이 필요 이상으로 과다한 상황에서 뇌졸중 유발 위험은 26.8% 높아졌다.
허 교수는 "혈액 속 지질은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작용한다"며 "혈중 지질 수치를 낮추면 뇌졸중 재발이나 사망률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고 말했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비만센터 이재동 교수는 "과도하게 쌓인 지방으로 기혈이 흐르는 길이 막힌 전신비만은 전체적인 체지방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식단관리를 하고, 하체의 힘이 약해져 보행에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체비만은 스트레스 조절이 중요하며 숙면과 하체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조금만 움직여도 지치고 피곤한 마른 복부 비만은 양질의 영양소를 섭취하고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말했다.
비만은 뇌졸중을 일으키는 연결고리의 시작점지만 같은 연구에서 비만 자체도 뇌졸중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다. 체지방이 체중의 25~3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졸중 발병 위험도가 18.6% 높았다. 이 역시 혈관벽의 지질 및 염증이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비만에 동반되는 만성질환도 한 원인이다.
365mc 올뉴강남본점 김정은 대표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장기 주변에 쌓이는 '내장지방' 역시 관리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내장지방은 체내 염증을 유발하는 '염증 공장'"이라며 "뱃살에 집중된 내장지방은 아디포카인이라는 염증 유발 물질을 분비하는데 이런 내장지방은 혈관을 타고 몸 곳곳에 염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체중인 사람이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잔병치레가 잦은 것도 이런 맥락"이라며 "염증 반응이 만성화되면 혈관이 좁아지고 심혈관에 문제가 생기며 이로 인해 뇌혈관질환 유발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원장에 따르면 내장지방은 마른 사람에게서도 흔히 나타나는 형태의 비만이다. 이는 지방흡입으로도 제거할 수 없고 오로지 건강한 식생활과 활동량으로만 개선된다. 하루 30분 정도 살짝 숨이 찰 정도의 유산소운동 정도면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식습관도 뇌졸중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짜게 먹거나 정제된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혈관 건강이 악화되며 결과적으로 뇌혈관질환에 취약해진다.
의료진들은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우선 적정체중을 유지하고, 과체중일 경우 정상 범위까지 줄이는 게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마른 사람도 복부만 유독 통통하다면 저녁 등 하루 한끼는 고단백 식단으로 교체하는 것부터 나서본다. 건강검진 결과 과체중·비만과 만성질환을 진단받았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보다 체계적인 관리에 나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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