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대법원도 백인과 흑인 청소년에 인종차별?

워싱턴주 대법원 판결 놓고 피고인 변호사 주장

“백인은 감형, 흑인은 사실상 종신형 선고했다”


청소년 때 살인죄를 범한 흑인에 사실상 종신형을 확정한 워싱턴주 대법원의 판결은 유사한 케이스의 백인 청소년 살인범들을 관대하게 감형해준 선례와 너무나 대비되는 인종차별적 처사라며 피고인 변호사가 재심을 청구하고 나섰다.

대법원은 지난달 살인죄를 복역 중인 토넬리 앤더슨(45)에 대한 심리에서 대법관 4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61년형을 확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백인 살인범 케이스를 다룬 대법원은 청소년 살인범에 대한 장기실형 선고는 그가 출소 후 의미 있는 삶을 살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위헌이라고 판시했었다.

앤더슨의 변호사인 트래비스 스턴스는 지난 주 진정서를 제출하고 “대법원은 인종적 편견이 뚜렷하게 나타난 이번 확정판결을 재고하고 백인 피고인에게 베풀었던 관대한 조치를 앤더슨에게도 똑같이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대학(UW) 법대의 코레맛수 법 평등 센터 등 3개 인권단체도 3일 스턴스 변호사의 입장을 지지하는 진정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앤더슨은 17세였던 1994년 턱윌라의 가정집을 침입해 마약을 강탈하면서 여성 2명을 총격해 그 중 한명을 살해하고 다른 한명을 실명시켰다. 그의 공범도 남성 한명을 총격 살해했다. 앤더슨은 그 후에도 폭행, 강도 등을 일삼다가 1998년 여자친구들에게 자신의 범행을 자랑하는 편지를 보낸 것이 단서가 돼 체포됐고 2000년 재판에서 61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미성년자에 대한 선고는 다른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는 연방법에 따라 2018년 재심을 받았으나 판사로부터 재고의 여지가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바로 그해 대법원은 16세 때에 부모와 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복역 중이던 백인 브라이언 바세트를 “출소 후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28년으로 감형했다. 작년 9월에도 이웃 소년을 익사시킨 티모시 하그(당시 17세)의 46년형을 같은 이유로 감형해줬다.

킹 카운티 검찰은 스턴 변호사의 재심요구 진정서에 대한 입장을 오는 17일까지 밝힐 예정이다. 검찰은 바세트와 하그 케이스에서 대법원의 감형결정이 잘못된 것이라며 이를 번복하도록 요구했고, 앤더슨도 범행의 잔혹성에 비추어 볼 때 미성년이라는 점이 변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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