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화 쇼크’ 영국발 전세계 금융위기 오나

영국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대규모 세금 감면 정책을 채택했으나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만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로 영국의 파운드화가 사상 최저를 기록하자 미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영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파운드화 쇼크, 세계증시 일제 하락 : 26일(현지시간) 미국증시는 '파운드화 쇼크'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가 1.11%, S&P500이 1.03%, 나스닥이 0.60% 각각 하락했다. 특히 S&P500은 연저점을 또 경신했고, 다우지수는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 공식적인 베어마켓(하강장)에 진입했다.

 

앞서 아시아 증시도 영국의 파운드화가 사상 최저로 떨어지는 등 아시아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자 모두 급락했었다. 특히 한국이 최대 낙폭을 기록했었다.

26일 아시아 증시는 한국의 코스피가 3.02%, 일본의 닛케이가 2.66%, 호주의 ASX지수가 1.6%,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가 1.2% 각각 급락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영국 파운드화 폭락 사태는 지난주부터 시작됐다. 쿼지 콰텡 영국 신임 재무장관이 지난 주 경기 활성화를 위해 50년 만에 최대 감세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시장은 감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만 악화될 것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파운화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 파운드화 영란은행 구두개입에도 사상최저 : 결국 26일(현지시간)에는 파운드화가 달러 당 1.0382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는 역대 최저였던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시절인 1985년 당시보다 더 낮은 것이다.

파운드화가 폭락하자 지나친 달러 강세는 미국 기업의 순익을 갉아먹을 것이란 우려가 급부상하며 미국증시도 낙폭을 키우기 시작했다. 결국 미국증시는 이날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구두 개입에 나섰다. 영란은행은 “파운드화 하락에 맞서 급격한 금리인상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왔다. 영국 파운드화 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급부상한 것.

◇ 지나친 달러 강세 미국 기업실적에 악영향 : 증권사 온다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영국 파운드화의 급락이 미국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지나친 달러 강세는 미국 기업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술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세계 곳곳에 진출해 있다. 또 세계 곳곳에서 자사의 제품을 팔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달러가 강세면 현지에서 벌어들인 돈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과정에서 미국 기업들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현지에서 벌어들인 돈을 달러로 바꾸는 과정에서 환차손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영국 IMF 신세 질 수밖에 없을 것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유명인사가 된 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는 지난 25일 미국의 경제 포털 ‘야후 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영국 파운드화가 사상 최저를 기록하는 등 영국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며 "영국이 결국은 국제통화기금(IMF) 신세를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암호화폐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2019.4.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닥터 둠’으로도 불리는 그는 "영국이 1970년대로 돌아가고 있으며, 현 정부의 감세 정책이 파운드화 폭락을 불러와 결국 IMF 구제금융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영국은 1976년 앤서니 바버 당시 총리의 감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긴 후 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다”며 “당시 IMF는 40억 달러를 긴급 대출하며 정부 지출 삭감과 금리인상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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