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1등 정자가 난자 만난다? 잘못 알았던 탄생의 비밀
- 22-08-24
먼저 도착한 정자는 난자 둘러싼 난구세포 뚫느라 탈진…2등 정자가 난자와 만나
'나'의 기원은 할머니의 700만개 난모 세포
정자와 난자가 결합해 사랑의 결실인 아기가 태어나지만 이 과정에는 난자를 향해 헤엄쳐가는 수억 마리의 정자의 모습이 상징하듯 치열한 경쟁이 동반된다.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은 양쪽에서 경쟁에 승리한 단 하나의 '승자'들이 만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정자는 1억~2억개가 방출되어 나팔관에서 배란된 난자를 만나기 위해 15~20㎝를 여행한다. 과학 매체들에 따르면 놀라운 것은 수억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난자에 1등으로 도착한 정자가 아닌 2등으로 온 정자가 난자와 결합한다는 점이다. 또 한달에 한번 조용히 배출되어 정자를 기다리기만 하는 줄 알았던 난자도 사실은 난포 상태에서 치열하게 경쟁한 후의 승자다.
정자는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나아가는 데다가 자궁이 정자를 끌어들이는 힘도 있어 상당히 빨리 난자에 도달하게 된다. 그런데 가장 먼저 도착한 1등 그룹의 정자들은 난자를 싸고 있는 난구세포를 없애야 해서 그에 온 힘을 쏟느라 탈진해버린다. 그래서 정작 난구 안쪽의 투명대를 통과해 난자와 만나는 행운은 2등 그룹의 정자가 갖게 된다. 그렇게 정자를 받아들이면 난자는 그 즉시 투명대를 두껍게 만들어 다른 정자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다.
한달에 한번 배출되는 난자는 그 전의 난포 상태의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난포는 난자가 들어있는 주머니 모양의 세포집합체다. 보통 월경 85일 전부터 여러 개의 난포가 경쟁을 시작한다. 가장 성장이 빠른 우성난포가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다량의 여성호르몬을 만들어 자신의 성장은 촉진하고 난포자극호르몬(FSH) 분비를 억제해 다른 난포들은 퇴화하도록 만들어버린다. 이렇게 경쟁자를 물리친 난자는 난소를 뚫고 골반 내로 터져나오는 이른바 '배란'이 된다.
엄마의 난자와 아빠의 정자가 만나 아기가 태어난 것은 맞지만 그 아기의 유전자는 할머니의 자궁 속 난모세포의 산물이기도 하다. 미국 CNN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여자 태아가 배 속에서 20주에 이르면 작은 난소에 600만~700만개의 난모세포가 만들어진다. 이 난모세포는 대량 손실되지만 어쨌든 아기는 아기의 엄마를 거쳐 이 가운데 하나에서 만들어진다.
아기의 어머니가 태어났을 때 아기 어머니의 몸 안의 난소는 100만~200만개의 난자를 갖고 있다. 아기의 어머니가 자라서 사춘기가 되면 30만~40만개의 난자밖에 남지 않는다. 사용가능한 난소는 연령에 따라 급격히 줄어 30세에는 난자의 12%, 40세에는 3%밖에 없게 된다. 과학자들은 난소가 처음 사용하기도 전에 기능을 잃는 유일한 기관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수억개의 정자에서 하나가 이용되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대를 거쳐 희귀한 확률에서 살아남는 것이 난자라고 보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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