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대만 방문, 미국 중간선거에 어떤 영향 미칠까?
- 22-08-05
영향 미미할 것…미중 긴장 고조로 오히려 역효과 날 수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백악관의 만류에도 대만 방문을 강행한 것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은 현재 상원은 민주 공화당이 동수고,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다. 그러나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41년래 최고를 기록하는 등 바이든 정부의 경제 실정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연일 사상 최저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이 공화당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되면 의장도 공화당 출신이 맡는다.
그러면 민주당 소속인 펠로시 의장은 의장직을 내놓아야 한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지면 그의 정치인생도 사실상 끝나는 것이다.
미국 정치 전문가들은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대의명분이 가장 중요하지만 개인의 정치생명 연장도 이번 방문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과연 이번 대만 방문으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유리해 질까? 중화권의 대표적 영자지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단 대표단에 공화당 인사가 포함되지 않아 대표성이 부족하다. 이번에 대만을 방문한 하원 대표단은 모두 4명이다. 이들 모두 민주당 출신이다.
또 미중 긴장고조로 공급망 경색이 더욱 심화돼 미국 경기가 더욱 악화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일단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호평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 반중감정이 역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 여론조사 기관 퓨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인의 82%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또 공화당 의원들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지지하고 나서는 등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 공화당 의원 약 30여 명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경의를 표했다.
그러나 이것이 표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중간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오자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시기와 목적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존 케네디 상원의원(공화당 루이지애나)은 대표단에 공화당원이 한 명도 없다는 이유로 이번 방문을 평가절하했다.
그는 "펠로시가 정말로 미국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공화당 하원 의원 케빈 매카시를 데려갔어야 했다"고 말했다. 공화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을 되찾게 되면 현재 공화당 원내대표인 매카시가 하원의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에 기반을 둔 싱크탱크인 ‘디펜스 프라이아리티스’의 아시아 담당 이사인 라일 골드스타인은 “미중 긴장 고조로 미국 경기가 더욱 악화돼 민주당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 미국 유권자들은 자신의 지갑을 들여야 보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 유권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국제 정치가 아니라 경제”라고 말했다.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적 리더십을 회복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으나 우크라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41년래 최고를 기록하자 지지율이 연일 사상 최저를 경신하고 있다.
윌슨 센터의 키신저 연구소 소장인 로버트 데일리는 “유권자들이 인플레이션과 같은 국내 문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미국 하원은 민주당이 220석, 공화당이 210석을 보유해 민주당이 다수당이다. 그러나 이번 중간선거에서 뒤집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 업체인 ‘파이브서티에잇’은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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