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지 "펠로시 대만 방문, 美 패권주의 '종말의 시작'될 것" 위협

中軍, 펠로시 순방 하루전 모의 공중전…"요격 가능성 시사"

"펠로시 개인 아닌 미국 정부에 대한 보복될 것"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사실상 확정되는 분위기다. 중국군은 모의 공중훈련을 한 사실을 공개하는 등 만약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현실화될 경우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1996년 대만해협 위기 이후 최악의 사태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CNN과 대만 현지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펠로시 의장은 대만 방문 시점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이르면 2일 저녁, 3일 오전에는 대만에 도착할 전망이다. 그동안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회의적 반응을 보여온 미 백악관도 펠로시 의장을 위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입장을 밝히는 등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자오리젠 대변인은 지난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이미 여러 차례 미국을 향해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가는 것에 대한 엄중한 우려와 입장을 밝혔다"며 "펠로시 의장이 만약 대만에 간다면 엄중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반드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연합공보 규정을 준수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독립 불(不)지지 약속을 지켜야 한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안배(安排)하면 안된다"고 했다. 

자오 대변인은 "우리는 다시 한번 미국에 정식으로 경고한다"며 "우리는 진지를 정비하고 적을 기다리고 있다(嚴陣以待), 중국 인민해방군은 앉아서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 문제에 대해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을 것"이라며 "중국측의 강렬한 메시지를 미국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외교부의 메시지는 중국 정부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결국 펠로시 의장의 개인적 결정이 아닌 바이든 행정부에서 허용한 것으로 본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약속을 어긴 것으로 심각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뤼샹 중국사회과학원연구원은 자오 대변인의 "안배" 발언에 대해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위해 (미군을 포함한)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모든 지원, 특히 교통, 보안, 통신, 정보 등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뤼 연구원은 펠로시 의장이 정말 대만에 간다면 바이든 대통령의 허락을 받은 것이며 미군이 지원하리라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발언은 중국의 보복이 펠로시 의장만을 향하는 것이 아니며 바이든 행정부도 심각한 결과에 직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략적 관점에서 봤을 때 미국의 이런 도발적인 행동은 대만해협의 정세를 돌이킬 수 없게 바꾸고 훨씬 더 중요한 통일 과정을 앞당길 것이라고 했다. 이어 펠로시 의장의 고집과 이기주의는 미국 패권주의의 종말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펠로시 의장이 아시아 순방을 하루 앞두고 언제든 신속하게 전투 태세에 돌입하고 조종사들의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한 자정 모의 전투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PLA의 훈련은 중국이 어떤 방향에서든 섬(대만)에 진입하려 하는 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는 전천후 방어를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만약 펠로시 의장이 탄 비행기가 대만에 착륙을 시도한다면 PLA는 이를 요격하기 위해 전투기를 보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중국 군항공 전문가인 푸첸샤오는 "중국 군용기가 대만 주변을 정기적으로 순찰할 수 있다"며 "PLA의 육해공군은 1996년 대만해협 위기 때보다 요격과 타격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고 했다. 

1996년 대만해협 위기는 당시 대만 총통인 리덩후이가 미국 코넬대 강연을 위해 미 정부에 신청한 비자가 발급되면서 촉발됐다. 중국은 이에 격분에 대만해협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미국은 항공모함 전단 2개를 배치하고 무력 시위를 하며 끝났다. 

중국 전문가들의 발언은 과거의 중국과 현재의 중국의 군사력은 다르다는 것으로 다시 한번 대만해협 위기가 찾아온다고 하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푸첸샤오는 제1열도선(일본 규슈와 대만, 필리핀을 잇는 중국의 대미 군사방어선)에서 중국의 군사력은 미국보다 우세하고 실제 군사적 충돌이 있어도 미군의 호위는 펠로시 의장을 크게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도발'이라고 표현하며 오늘날 중국이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한 군대를 건설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양안 전문가인 치우이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PLA가 많이 배치돼 있는 서쪽을 피해 동쪽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세계 1위 국가의 넘버3 정치인이 쥐처럼 숨어서 오는 것도 우습다"고 했다. 

뤼 연구원은 펠로시 의장이 어떻게 대만에 오든 PLA의 준비된 대응은 시행될 것이라며 체류 기간이 짧다고 대응 수위가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