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2.75, 걱정할 일 아니다?…"인도 말곤 아직 찻잔 속 태풍"

해외 전문가들 "최소 15개국서 발견…인도, 산발적 감염에 심각한 증세 없어"

이론상 가장 전파·면역회피 강해…김우주 교수 "실상은 더 지켜봐야"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로 인해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BA.2.75 확진자가 국내에서 세번째로 확인되면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변이의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다며 조금 더 확산되다가 저절로 소멸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해외 전문가들은 돌연변이 갯수 등을 들며 강력한 면역회피력을 가진 변이인 것으로 예상했지만, 사실상 인도를 제외하고 크게 확산되는 곳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 인도 말고 유행국 없어국내선 2주간 BA.2.75 확진자 3명

22일 국내에서는 BA.2.75 변이 감염 환자 1명이 추가돼 총 3명이 됐다. 3번째 감염자는 인천 거주 50대로 3차 접종을 완료했으며, 지난 18일 증상을 보여 19일 확진됐다. 증상은 경증이며 아직까지 선행사례 2건과 역학적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BA.2.75 환자는 지난 14일 변이가 확인된 인천 60대 확진자, 21일 확인된 인도 입국(5일) 충북 거주 30대 외국인 등 2명이었다. 30대 외국인은 지난 7월7일 확진되어 감염된 순서로는 이 확진자가 제일 처음이다. 그러면 2주간 3명의 BA.2.75 변이 확진자가 나온 셈인데 속도가 빠르다고는 할 수 없다.  

외신들에 따르면 BA.2.75는 우리나라와 인도, 미국, 영국, 일본, 독일, 캐나다 등 최소 15개국에서 검출됐다. 하지만 인도를 제외하고는 유행이 확산되고 있지는 않다. 이에 해외 전문가들은 당초 예상했던 만큼 BA.2.75가 걱정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과학자이자 의사인 에릭 토폴은 "BA.2.75가 인도 말고 다른 나라에서 유행하고 있는 징후는 없다"면서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는 이 변이에 대한 걱정은 빗나간 것 같다"고 밝혔다.

감염이 확산되는 인도조차 산발적 감염에, 환자들이 약한 증세만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보건 전문가들은 "여러 주에서 BA.2.75가 나왔지만 집단 감염인 경우가 없으며, 심각한 병세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BA.2.75는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이전 하위변이와 비교해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많아 감염력과 면역회피력이 가장 강할 것으로 보였다. 미국 연구에서는 인도에서의 확산 속도가 BA.5에 비해 3.24배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켄타우로스'라는 위협적인 별칭이 붙었다.

◇ 돌연변이 많아 우려했지만…소멸할지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최근 의학전문 뉴스사이트 웹메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UCSF) 피터 친 홍 박사는 "실험실 분석은 방정식의 반쪽일 뿐"이라면서 변이 확산 여부에는 다른 많은 것이 작용함을 시사했다. 친 홍 박사는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바이러스 관점에서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의 BA.2.75의 확산 속도가 빠른 것인지 느린 것인지'에 대해 "국내 변이 감시 시스템이 잘 작동하는지 의문이라 판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변이 감시를 위해 매주 1500건 이상의 확진자 검체를 무작위 표본 추출해 유전자 분석을 하고 있다. 세번째 변이 확진자가 나온 7월 2주의 국내 감염 변이 분석건수는 2293건이었다.

하지만 이는 주간 발생하는 수십만명의 확진자 중 극히 일부인 데다가 현재 유행을 주도하는 20~30대는 증상이 없어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  

김 교수는 "오늘 나온 BA.2.75 확진자는 이전 확진자와 역학적 연결 고리가 없다는데 이게 더 두려운 것"이라면서 "감시망에 잡히지 않은 채로 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BA.2.75 때문에 정점이 잇따라 두번 나타나는 '쌍봉형' 유행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해왔다. 김 교수는 "현재 상황은 사람 숙주 하나를 두고 BA.5와 BA.2.75 두 바이러스가 경쟁하는 상황"이라며 "BA.5가 7월에 유행을 주도하고, 8월에 BA.2.75가 가세해 유행이 급증하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변이가 힘을 못쓰고 소멸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어떤 변이의 유행은 바이러스, 인간의 백신 접종, 인구 밀도와 이동 등 여러 여건들을 감안하고 예상해야 한다"면서 "유행할 줄 알았던 소위 '뉴욕 변이'인 BA.2.12.1이 약해진 데서 보듯 BA.2.75도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전문가들은 이 변이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필요없지만 계속 지켜보기는 해야 한다고 본다. 김 교수 역시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전세계에서 BA.5와 BA.2.75가 맞붙어 어떻게 되었는지 보여주는 나라는 없다. 인도 경우 BA.2(스텔스오미크론)를 BA.2.75가 대체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BA.2.75가 BA.5를 위협하지 못하고 소멸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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