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러 염가 석유' 수입 대폭 늘렸다…바이든 대응 주목

2분기 러산 연료유 647000t 수입·전년比 2배↑…UAE 푸자이라 러산 석유 유입량도 대폭 늘어

우크라戰 이용하는 나라들…제다 찾는 바이든, 사우디 증산 이끌어낼까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2분기 자국산 원유 정제량을 줄이는 대신 러시아산 연료유 수입을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서방의 제재로 원유 수출길이 좁아지자 가격을 할인해 팔고 있는데, 사우디마저 여름철 냉방 수요 충족과 자국산 원유 수출분 확보를 위해 이를 이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사우디의 증산 여력이 그만큼 충분하다는 의미로도 풀이돼 주목된다. 중동을 순방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15일 제다를 찾아 모하메드 빈 살마 사우디 왕세자 등을 만날 예정이다. 

로이터가 입수한 석유 관련 정보 제공업체 리피니티브아이콘 선박 추적 자료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 4~6월 러시아와 에스토니아 항구를 통해서 러시아산 연료유 647000톤(t), 즉 일일 4만8000배럴을 수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2만t)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작년 사우디의 연간 러시아산 연료 수입량이 105만t이었다는 점과 비교해도, 한 분기 만에 1년 수입량의 절반 이상을 들여온 셈이다.

또한 사우디는 아랍에미리트(UAE) 소재 중동 오일허브 푸자이라를 통해서도 러시아산 연료유 상당량을 수입하고 있다고 트레이더들은 전했다.

올들어 푸자이라로 들어온 러시아산 연료유는 117만t으로, 작년 같은 기간(90만t)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선박추적에 따르면 이달 중 90만t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인데, 이 경우 1~7월 유입 총량만 210만t으로 작년 연간 유입량(164만t)을 상회하게 된다. 

푸자이라로 들어온 연료유는 인근 국가들로 수송되지만, 이 중 정확히 얼마만큼이 사우디로 추가 유입될지는 알 수 없다고 로이터는 부연했다. 

이 같은 원유 거래 증가분 관련 설명 요청에 사우디와 러시아 에너지 부처 모두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사우디는 석유수출국기구 오펙(OPEC)을 대표하는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이며, 러시아 등 산유국을 포함한 오펙 플러스(+)에서는 강력한 양대 동맹을 유지하고 있다. 

사우디는 수년 전부터 러시아산 연료유를 수입해 자국 전력 수요에 필요한 원유 사용을 줄이는 한편, 이렇게 아낀 원유를 국제시장에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해왔다.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정제 능력을 2017년 일일 290만 배럴에서 일일 360만 배럴로 확대했지만, 올 2분기 정제능력 사용률은 70~73%를 기록했다. 

그만큼 러시아산 연료유 수입분을 증량해 일종의 '돌려막기'를 했다는 의미이며, 글로벌 고유가 속 사우디의 증산 여력이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돼 주목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서방의 제재로 자국산 에너지 수출이 막히자 중국, 인도, 중동 등에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를 지속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국제 유가 급등을 완화하기 위해 중동 순방에 나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부터 이틀간 이스라엘을 방문을 마치고 15일 사우디 제다로 향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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