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교, 여신 칼리 흡연 모습에 '분노'…제작자 살해 위협도

인도, 캐나다 측에 공식 항의…주최 측 "유감"

인도국민당(BJP) "전 세계 인도인 감정에 상처"

 

힌두교의 여신 칼리로 분장한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담은 영화 포스터가 인도 전역에서 분노를 일으킨 가운데, 포스터를 제작한 감독이 살해 위협까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CNN보도에 따르면 리나 마니메칼라이 감독은 지난 2일 자신의 새 다큐멘터리 영화 '칼리(Kaali)'의 포스터를 트위터에 올렸다.

이 포스터에는 힌두여신 칼리로 분장한 한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담겨 인도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칼리는 죽음, 시간 등을 관장하는 힌두신으로 많은 인도인 교도들로부터 숭배받고 있는데, 해당 포스터가 힌두교를 모욕하고 종교적 가치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 거센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부 힌두교도는 마니메칼라이 감독을 체포해야 한다며 지난 4일 뉴델리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SNS에는 '#ArrestLeenaManimekalai'와 같은 그의 체포를 촉구하는 해시태그를 단 수만 개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영화 칼리는 캐나다 아가 칸 박물관에서 열린 토론토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의 '언더더텐트'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다문화주의 관련 18개의 작품 중 하나다. 

마니메칼라이 감독은 칼리에 대해 "그는 자유로운 영혼이며 '힌두트바'를 해체한다"고 설명했다. 힌두트바는 인도의 우익 이데올로기로 힌두교를 기반한 우파정당들이 표방하는 이데올로기를 의미하는데, 이를 해체함으로써 흡연도 받아들였다는 설명이다. 

◇인도 측 반발에 캐나다 측 "불쾌감 준 데 유감" 입장 표명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 있는 인도 고등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캐나다 측에 '무례한 묘사'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인도 집권당 인도국민당(BJP)의 대변인인 비니트 고엔카는 "해당 이미지는 전 세계 인도인의 감정에 상처를 줬다"며 해당 포스터를 삭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인도 당국의 반발에 캐나다 아가 칸 박물관은 해당 작품은 더 이상 상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박물관 측은 성명을 통해 "부주의로 인해 힌두교와 힌두교인들에게 불쾌감을 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주최 측 토론토 메트로폴리탄 대학교도 "우리 학교는 사회의 믿음과 관점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형평성, 다양성, 그리고 포용성에 전념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마니메칼라이 감독은 이 같은 박물관 측과 학교의 입장 발표에 "학문의 자유와 예술적 자유를 팔아 그들의 체면만을 살린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주권국인 캐나다가 이같은 (인도의) 압박에 굴복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한편 마니메칼라이 감독은 그의 영화 제작진들과 가족, 친구들이 모두 온라인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테러' 당하고, 직접적인 살해 위협을 포함해 여러 위협에 노출돼있다고 주장했다. 그를 참수형에 처하는 영상을 유포한 여성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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