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 동기는 '性중독'?…"형량 감소 위한 것" 주장도
- 21-03-18
"날 유혹하는 스파업소 제거"…성중독 재활 치료 이력도
"중국은 악"…인종적 동기 배제할 수 없다는 반론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마사지·스파 업소에서 벌어진 한인 총격 사건 용의자가 자신의 범행 동기를 '성 중독'이라고 진술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아시아인과 여성 혐오에서 비롯된 범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찰이 용의자의 일방적인 진술을 섣불리 발표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용의자가 형량을 감소하기 위해 이같은 진술을 했다고 추측한다.
미 경찰은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이 성행위에 강박관념을 갖는 성 중독에 걸렸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번 범행이 증오 범죄인지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제이 베이커 체로키 카운티 보안대장은 "용의자는 인종적인 것이 동기는 아니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대신 자신을 유혹하고 있던 스파업소를 제거하는 것으로 성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이어 그가 붙잡혔을 당시 더 많은 포르노 산업을 겨냥한 범행을 계획하고 플로리다주로 향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범행동기를 아직 특정하기에는 일러 충분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CNN방송도 롱의 범행 동기를 뒷받침하는 정황을 보도했다.
한 사법당국 소식통은 CNN에 용의자가 최근 성 중독으로 인해 포르노를 계속 시청해왔고 가족들로부터 집에서 쫓겨났다고 말했다. 전날 용의자의 부모는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CCTV영상을 보고 자신의 아들인 것 같다며 그의 전화기에 GPS 추적기를 달아놨다고 911에 신고했다.
롱이 성 중독 치료를 받기 위해 재활시설에 머무른 적도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와 함께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조지아주 로즈웰시 재활시설 '매버릭 리커버리'에서 지낸 타일러 베일리스는 롱이 성 중독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가 매우 종교적인 사람이었고 때때로 성경에 대해 다른 방식의 해석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롱은 시설에 머무는 동안 여러 차례 자신에게 "병이 재발했다", "성행위를 하기 위해 마사지 업소에 갔다"고 말했다고 CNN에 전했다.
지난해 재활시설 퇴소 후 복귀를 돕는 곳에서 방을 함께 썼다는 한 남성도 롱이 성중독으로 재활 치료를 받아왔다고 했다. 롱이 자신의 중독에 대해 말하지는 않았지만 잘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프랭크 레이놀즈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은 기자에게 "롱에는 성적 중독 등 몇 가지 문제가 있고 과거에 관련된 장소를 자주 방문했을 수도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성 중독은 어디까지나 용의자의 주장일 뿐, 인종적 동기를 배제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롱을 '백인 우월주의자'로 추정할 만한 단서도 있다.
한인매체 애틀랜타K는 롱이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중국이 코로나 은폐에 관여했으며 우리가 진실을 찾기 위해 시도한 우한 연구소에 대한 조사를 방해했다"면서 "중국은 우한 바이러스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50만명의 미국인을 살상했다"고 적었다고 보도했다.
롱은 이어 "미국인은 공화당원이든, 민주당원이든 중국과 맞서 싸워야 한다"며 "중국은 우리 시대 가장 큰 악"이라고 말했다.
이상연 애틀랜타K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인종혐오 범죄일 경우 형량이 많이 늘어나게 된다"며 "성 중독이면 정신질환이고 이런 경우면 형량이 감소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으로 진술을 몰아갈 수도 있다는 분석 나온다"고 말했다.
사건 당일 경찰에 붙잡힌 롱은 살인과 가중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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