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물 빠지자 '환경 핵폭탄'…美 유타주 그레이트솔트호의 비극
- 22-06-08
염도 상승해 철새 머물기 어려워…광물채취도 난항
바닥 드러나자 '유독 물질' 검출돼…200만 주민 위협
메마른 호수는 '환경 핵폭탄'으로 돌아왔다.
호수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흙들은 유독성을 품은 먼지가 돼 도시를 위협하고 있다. 호숫물이 줄어들자 염분은 점차 높아졌고, 호수에 살던 작은 새우들도 자취를 감췄다. 이 새우를 먹기 위해 호수를 찾던 수백만 마리의 철새 역시 생존의 갈림길에 섰다. 미국 유타주(州) 그레이트솔트호의 이야기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사이언스지 등에 따르면 그레이트솔트호의 수위는 1847년 이후 꾸준히 낮아져 2016년 최저 수준에 도달했다. 현재 호수의 수위는 1847년보다 3.6m 낮고, 저장된 물 절반이, 면적 3분의 2가 줄어들었다.
로키 산맥 중 와사치 산맥 서쪽 기슭에 있는 호수인 그레이트솔트호는 분지에 있어 흘러드는 강은 있어도 빠져나가는 강은 없다. 이 탓에 염도는 무려 5~27%에 달한다. 세계 바다의 평균 염도가 3.5%, 사해가 33.7%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호수 물 빠지며 염도 상승…철새 떠나고 광물 채취도 어려워
지난 십수 년간 미 서부 지역에서 기록적인 가뭄이 이어진 데다 가정용, 농업용으로 호수에서 과도하게 많은 양의 물을 빠져나가며 호수의 수위는 빠르게 낮아졌다. 유타주는 지난 10년간 인구가 18.4%가량 증가하며 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빠져나간 물만큼 물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재앙이 시작됐다. 철새들은 갈 곳을 잃었고, 호수 기반 경제는 흔들리고 있다. 예상치 못한 독성 물질까지 발견되며 생태계마저 붕괴하는 등 각종 문제가 연쇄적으로 터졌다.
그레이트솔트호 주변 지역은 유타주 습지의 4/5를 구성하고 있어 매년 약 천만 마리의 철새가 들리는 곳이다. 그레이트솔트호에 서식하는 '브라인 새우(Brine shrimp)'는 철새들의 주 영양분이다.
그런데 지난 몇 년간 호수의 물이 증발하며 염도가 상승했고, 물 속의 조류들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이 조류들을 먹고 자라는 브라인 새우 역시 개체 수가 크게 줄었다. 서부 다른 지역들도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철새들의 먹잇감도 점차 사라지며 철새들이 재충전할 장소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호수에 직접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7700여 개의 일자리도 벼랑에 놓였다. 브라인 새우는 양어장 물고기들의 식량으로도 사용되는데, 새우 개체수가 줄며 양어장들은 새로운 식량을 찾지 못해 곤경에 처했다. 또 호수에는 알루미늄 제조에 필요한 마그네슘과 휴대폰,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도 풍부하게 매장돼있다. 호수 수위가 줄어들어 광물 채취도 쉽지 않다.
유타주 산림·소방·토지 부서의 그레이트솔트호 전담자 로라 버논은 "호수 면적이 지금으로부터 10피트(약 3m) 더 줄어들면 광물 채취 관련 13억 달러(약 1조6310억원), 새우 산업에서 6700만 달러, 환경 및 보건 분야에서 5억 달러 등의 경제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십년간 쌓인 '유독 물질' 드러나…인근 주민뿐 아니라 생태계 위협
가장 큰 문제는 호수 바닥에 가라앉은 유독 물질이다. 유타 주립 대학의 유역과학(Watershed Sciences)과 대학원생 연구팀은 호수 바닥 속 독소를 측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원 몰리 블라코프스키는 호수를 '배수구가 없는 욕조'로 비유했다.
그는 "채광, 제련 및 농업 유출수 같은 인간 활동의 부산물들이 한 세기 넘게 호수 바닥에 축적돼왔다"며 "이미 대기 중에 있는 다른 오염물질과 섞여 더 나쁜 쪽으로 상호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호수 바닥에는 비소가 많이 누적돼있는데, 호수 바닥이 더 노출되면 비소가 모래바람을 타고 인근 주민들에게 향할 가능성이 크다. 그레이트솔트호와 인접한 솔트레이크시티에는 18만 명이, 이 도시 권역에는 10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한다.
또 연구팀은 유독 물질이 생태계 전체를 뒤흔든다는 점을 경고했다. 블라코프스키는 "호수 인근 식물과 거미, 애벌레, 잠자리 등에서도 카드뮴, 구리, 납이 발견됐다"며 "장기적으로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고 강조했다.
호수 북쪽에 살고 있는 공화당 주 의원이자 목장주인 조엘 페리는 "우리는 아주 극적인 조처를 하지 않으면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환경 핵폭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타주 의회는 뒤늦게나마 호수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각종 물 절약 방안을 내놓고 있다. 스펜서 콕스 유타주지사가 지난 4월 올해 수십억 갤런을 절약하는 것을 목표로 한 긴급 가뭄 선언을 발표한 데 이어 유타주 의회는 지난 4월 물 보존을 위해 5억 달러의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부고] 故김철수장로 부인 김영숙 권사 별세
- 타코마서미사,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 거행한다
- 시애틀 김명주,박희옥 작가 시조신인문학상 수상
- KWA평생교육원, 신규개설 '스마트폰 클래스' 인기 최고(영상)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 27일 토요정기산행
- 시애틀지역 인기 한식당‘스톤’(Stone) 레드몬드본점 이전 신장개업했다
- 한인생활상담소 입주할 건물 공사시작됐다
- 미국서 국내선 3시간, 국제선 6시간 지연되면 자동 환불
- 한국 연예인 홍진경, 이번 주 김치홍보차 시애틀 H-마트온다
- [부고] 강화남 전 워싱턴주 밴쿠버한인회장 별세
- 한국, 40세부터 복수국적 허용 추진
- 한국학교 서북미협의회 개최 학력어휘경시대회서 5명 만점 받아
- 재미한인장학기금 올해 장학생 총 80명으로 확대
- <속보>부인 생매장하려했던 워싱턴주 한인 징역 13년 선고돼(영상)
- KAC, 한인서비스날 맞아 대전정 청소했다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 목사 소고(小考-1)
- [서북미 좋은 시-오인정] 복수초
- 한국 아이돌그룹, 시애틀 매리너스 경기장서 시구한다
- ‘인기짱’시애틀영사관 국적ㆍ병역설명회 개최…“선착순 접수”
- 시애틀과 대전 자매결연 35년 교류확대 추진한다
- “킹카운티 도서관 공청회에 참석하세요”
시애틀 뉴스
- 민주당 텃밭 워싱턴주 제6 연방하원 선거구 3파전 됐다
- “시애틀 다운타운 부두개선 사업에 기업들이 돈 보태는 것이 맞다”
- “민주당이 워싱턴주지사 후보로 퍼거슨만 편든다”
- 시혹스 전 쿼터백 윌슨, 벨뷰 저택 팔렸다
- 벨뷰 경전철 오늘 드디어 개통했다
- 시애틀 4월말인데 날씨 춥고 비내리고
- 워싱턴주로 그리즐리 곰이 돌아온다
- 델타소속 보잉 여객기 이륙 뒤 비상 탈출 미끄럼틀 떨어져
- 시애틀지역 펜타닐 중독 이렇게 심각하다니...아이 3명 과다복용 중태
- 마이크로소프트 예상 뛰어넘는 실적 내놨다
- 시애틀지역 남성, 변심한 여친 납치해 역주행다 80대 치어 숨지게
- 시애틀 연방검찰, 바이낸스 창업자에 징역 3년 구형
- 워싱턴주 전기차 리베이트 준다…조건은 다소 까다로워
뉴스포커스
- 김어준 "민희진, 4000억짜리 노예가 어딨냐…천상계 얘기"
- '은퇴 콘서트' 나훈아 "북한 김정은 돼지는 혼자서 다 해…평화, 우리가 강해야"
- 민주 "尹, 이태원특별법 거부…가족 의혹 정리 요구에 답 없었다"
- 의료개혁 '공감' 민생지원금 '거부'…'가족 의혹' 대답 없었다
- 李, 종이 10장 15분 작심 발언…비공개선 85 대 15로 尹 혼자 이야기
- 尹-李 135분 회담, 소통 첫발…구체적 합의는 없었다
- 조선3사, 친환경선박 타고 릴레이 흑자전환…'저가수주 터널' 탈출
- 작년 출국금지 고액체납자 3858명…5.6조는 못 받는 세금
- "39평 5억원대, 3억 로또"…동탄2신도시 '줍줍' 2가구 나왔다
- '채상병 사건' 유재은 국방부 관리관, 사흘 만에 공수처 재소환
- 직장갑질119 "비정규직·비노조 대상 괴롭힘 정규직보다 3배 많아"
-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이번엔 일본산 맥주·스시로 조롱한 30대
- 4년제 대학 올해 등록금 13% 인상…1인당 연평균 3만2500원 올랐다
- 옥중 결혼 꿈꾼 무기수 5일간 휴가, 청혼 거절하자 "헛되다" 유서
- 하루 앞 다가온 영수회담…尹, '국정 돌파구' 마련할 수 있을까
- 525년의 세월을 걷다…대구 사유원에서 찾은 '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