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코로나19에 "우리 허점 노출" 질책… '당 중심 통제' 강화

정치국 상무위서 방역상황 총화… "통일적 지휘·복종체계 보강" 

초기 위기대응에 "미숙했다"면서도 "호전 추이 지속" 평가 눈길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초기 대응이 "미숙했다"고 평가하며 당 중심의 통제 강화를 지시했다.  

18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전날 주재한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상무위는 정치국 내 최고의사결정기구로서 지난 2017년 9월 이후 4년7개월여 만에 소집됐다.

북한은 앞서 12일엔 중앙위 정치국 회의, 14일엔 정치국 협의회, 15일엔 정치국 비상협의회를 열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해왔다. 이번 상무위에선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현재까지 당국의 위기대응 상황에 대한 총화를 진행했다.

김 총비서는 "건국 이래 처음으로 맞다든 방역 시련의 초기부터 발로된 국가 위기 대응능력의 미숙성, 국가 지도간부들의 비적극적 태도와 해이성, 비활동성은 우리 사업의 허점과 공간을 그대로 노출시켰다"며 "시간이 생명인 방역대전 초 시기의 복잡성과 간고성만 더 증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질책했다.

김 총비서는 앞서 코로나19 발생 상황을 두고 "건국 이래의 대동란"이라고 표현했다. "국가 위기 대응에 있어 허점을 노출했다"는 김 총비서의 이번 회의 발언은 이번 사태를 '국가의 존망'이 걸린 안보문제와 연관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북한의 향후 코로나19 관련 대응 방향의 핵심은 '당 중심 통제 강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김 총비서가 "비서국과 정치국의 활동에서 나타나고 있는 제한성과 결함들을 분석하고 그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을 밝혔다"며 "비서국과 각 부서들의 기능과 역할을 더 높일 데" 대해 토의했다고 보도했다.  

또 그는 "당 중앙의 해당 방침과 정책을 각 부문에 침투·무장시키기 위한 방법론을 더 완비하고 국가의 통일적 지휘체계와 복종체계를 보강"할 것도 언급했다.

김 총비서는 일꾼(간부)들을 대해 "자의적 해석·행동에 대한 방치를 허용하지 말며 이를 철저히 극복하기 위한 교양과 통제를 강화"하고, 각급 당 조직과 정권기관, 사회 각 부문는 "당 중앙의 결정과 지시에 무조건 통일시키고 모든 국가 활동에서 당 중앙과 일치 보조를 유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번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넘긴 뒤에도 한동안 강력한 통제 중심의 국가 운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김 총비서는 이번 회의에서 간부들을 질책을 하면서도 현재 실시 중인 비상 방역정책은 '정당하고, 효율적이며, 과학적'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심지어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의 "호전 추이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이 지난 12일부터 공개하고 있는 일일 코로나19 의심 유열자(有熱者·발열자) 수는 15일 기준 39만여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16일 269510여명, 17일 232880여명으로 증가폭이 다소 둔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정치국 상무위 내용만 놓고 보면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여러 미숙한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나름 일정 수준의 초기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정치국 상무위에서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대한 총화를 진행한 것도 현재 대응 체계에 대한 신뢰, 그리고 확산 상황을 어느 통제하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처음 공개한 뒤 회의 때마다 마스크를 착용했던 김 총비서와 간부들은 이날 회의에선 '보란 듯' 마스크를 벗었다.

일각에선 이미 항공편을 통해 중국으로부터 긴급 의약품을 대거 반입한 점도 북한 당국의 이번 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 일본 TV아사히는 북중 무역 관계자를 인용, "북한과 인접한 중국 랴오닝(遼寧)성의 북한 주재원들이 무역업체 등을 통해 해열제 등 의약품과 방호복·체온계 등 물자를 대량으로 구입하고 있다"며 "랴오닝성이나 산둥(山東)성 항구를 통해 북한으로 운반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신홍철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도 17일 이고르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교차관을 만나 코로나19 대응 협력방안을 논의했다고 러시아 외교부가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조만간 러시아로부터도 의약품 등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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