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겨냥' 오커스, 극초음속 무기 개발 합의…인태 지역 판도 바뀌나

'호주 핵잠 개발 지원 목적' 오커스,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로 협력 확대

러, 우크라 전쟁에 '킨잘' 실전 발사…中도 수백차례 시험 발사 성공

 

미국과 영국,호주 3개국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가 5일(현지시간) 극초음속 무기와 전자전 능력 개발 관련 협력을 시작하기로 합의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에 대한 견제를 강화했다.

지난해 9월 중국을 견제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족한 오커스의 원래 핵심 목표는 호주의 핵추진잠수함 개발과 보유를 공동 지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의 극초음속무기 개발 단계가 미국을 앞서고 북한마저 해당 무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면서 3개국은 이들을 견제하는 동시에 인도 태평양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협력의 단계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 오커스 정상 "극초음속 무기 공동 개발…동맹국들도 참여시킬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공동성명에 서명하면서 "극초음속 무기 및 대극초음속 요격체, 전자전 능력 개발 등과 관련 협력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3국 정상은 "이번 합의 사안은 사이버 능력과 인공지능, 양자기술, 추가 해저 기술 등 기존 협력 사안들에 더해 심화 노력의 일환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이번 합의로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한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요한 국방 및 안보 역량 관련 진전이 이뤄짐에 따라 우리만의 합의에 그치지 않고 동맹국과 가까운 파트너들을 우리의 계획에 참여시킬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美, 극초음속 무기 개발 앞선 중·러 경계

오커스 3국이 당초 목표를 확대해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합의한 이유는 중국과 러시아의 해당 무기 개발 수준에 대한 경계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오커스는 사실상 중국의 인도·태평양 지역내 세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로 정보와 기술 공유, 안보와 산업, 공급망 통합 등 광범위한 협력을 위해 결성됐다. 특히 미국과 영국이 호주 해군에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파이낸셜타임(FT)는 3국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협력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부상을 막기 위해 세 나라 사이의 협력 관계를 증진하려는 노력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극초음속 무기는 보통 음속의 5배에서 25배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고 설계에 따라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이 무기는 빠른 속도뿐 아니라 장시간 낮은 궤도에서 코스를 바꾸며 날아가기 때문에 탐지와 요격이 더욱 어려워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극초음속무기 기술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서방보다 앞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 의회조사국(CRS)는 러시아가 극초음속 분야에서 가장 앞서고 중국도 이를 바로 뒷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사령부 사령관인 존 아퀴리노와 우주 사령부 제임스 디킨슨 장군은 최근 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호주가 우주와 사이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라며 "이는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러시아는 지난달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와 남부 미콜라이우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실전 사용했다. 중국도 '둥펑-17'을 비롯해 지금까지 수백차례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미국의 경우 현재까지 12회 미만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아울러 지난달 미 의회 조사 보고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모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북한마저 자신들의 불법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겨냥한 유엔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인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美,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추가 자금 투입…지난달 시험발사 성공

중국과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가장 경계하는 미국은 해당 무기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앞서 CNN은 미국이 지난달 중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지만 러시아와의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해 2주간 침묵을 지켰다고 전날 미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미사일 시스템의 첫 번째 실험에서 극초음속 공기흡입 무기 체계(HAWC)가 미 서해안의 B-52 폭격기에서 발사됐다고 말했다.

음속보다 5배 빠른 HAWC는 미국이 전투기 탑재용으로 개발 중인 미사일이다.  

이번 실험은 러시아가 지난달 18일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자체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사용해 우크라이나 서부의 탄약창고를 파괴했다고 밝힌지 며칠만에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러한 미국의 행보가 오커스를 통해 중국 견제를 위해 아시아 지역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커스 3국간 협력관계를 점점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필수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오커스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계획 발표와 관련 크게 반발했다.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이날 오커스의 발표를 비난하며 "우크라이나에서처럼 세계 다른 지역을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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