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점령 한달, 헤르손의 일상…"배고픔·질병이 우릴 죽일 것"
- 22-04-01
의약품 식품 모두 고갈…러, 인도주의적 물자 안 줘
헤르손 여전히 러 통제…마을 떠나려면 검문소 거쳐야
지난 3월 3일, 우크라이나 침공 8일차에 접어들면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항구도시 '헤르손'을 점령했다. 그로부터 한 달 가량이 지난 3월의 마지막 날, 헤르손의 사람들을 힘겹게 고통을 견뎌내고 있었다.
31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러시아군이 최초로 점령한 남부 도시 헤르손 주민 6명을 인터뷰해 그들의 생활을 보도했다. 이들 6명은 자신의 성을 공개하길 꺼렸다.
구급차 직원인 키릴로는 "한 달만 더 있으면 이 곳을 폭격할 필요도 없다"며 "배고픔과 질병이 우릴 죽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정도로 헤르손은 심각한 의약품과 식량 부족을 겪고 있다.
인슐린과 필수 약물들은 첫 주 안에 다 떨어지기 시작했고 고기와 채소를 구할 수는 있지만 전쟁 전 가격의 두 배가 올랐다. 러시아군이 인도주의적 식량을 들여보내주지 않아서다.
키릴로는 "약국 진열대는 비어 있다"며 "물 밖에 없다"고 했다.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은 민간인들의 집을 방문해 여분의 약들을 구매하고 나섰다.
부상이나 질병이 치명적이지 않다면 그 어떤 도움도 받기 힘들다. 구급차를 내보낼 연료조차 소진됐기에 그렇다. 키릴로는 "정말 심각한 경우가 아니면 구급차를 몰지도 않는다"고 했다.
식량도 부족하다. 러시아군이 인도주의적 식량 공급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홍보 담당자였던 알료나는 "그들은 인도주의적인 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며 "한 달 동안 그들은 음식을 들여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나마 최근 지역 양계장이 사람들에게 닭을 나눠줘 근근이 버티고 있었다.
헤르손에 머물고 있는 이고르 콜리하예프 헤르손 시장은 "닭들도 굶어죽을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는 환경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의약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헤르손을 되찾기 위해 외곽서부터 진격을 시도하고 있지만, 러시아군을 격퇴하는 것은 쉽지 않은 모양새다.
미국은 지난 주 헤르손에 대해 우크라이나 군이 헤르손을 되찾기 위한 공세를 펴면서 "위험한 도시가 됐다"고 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변두리에서 격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헤르손은 여전히 러시아군의 통제 하에 있다고 한탄했다.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음에도 시위대는 여전히 도시의 주요 광장에서 러시아군 철수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4살의 판매원 마리아는 "우리는 러시아에 점령됐지만 우크라이나와 함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위대의 안전 역시 보장받지 못한다. 러시아군이 시위대와 전직 군인들을 붙잡아 어딘지 모를 곳으로 데려가곤 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AFP 통신과 통화한 모든 주민들은 러시아 군인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들은 어떤 종류의 리스트에 있는 사람들을 찾는 것 같다"며 "무장을 한 그들에게 대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대학 강사인 테야나가 설명했다.
헤르손의 낮도 힘들지만 밤은 더 힘들다. 테야나는 "인근 체르노바예프카에서는 밤만 되면 싸움이 치열해진다"며 "매일 밤, 우리는 총 소리에 잠에서 깬다"고 말했다.
헤르손 외곽의 러시아 통제 하에 있는 마을의 생활 양상은 급격하게 변했다. 이동하려면 러시아 검문소를 통과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가구 판매원인 마리아는 헤르손 인근 마을에서 일했지만 러시아 침공 이후 일터에 접근할 수 없었다. 그곳에 가려면 러시아 검문소를 통과해야 하는 탓이다.
마리아는 "그들은 모든 것을 뒤진다"며 "그들은 핸드폰과 내밀한 문자들을 다 확인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삭제해야 한다"고 회고했다.
때문에 사람들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마을을 벗어나지 않는다.
마리아는 자신의 아버지가 살고 있는 러시아가 이러한 공격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더욱이, 자신의 아버지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전하면 '거짓말'이라며 믿지 않는다고 한다.
마리아는 더 이상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지 않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KWA 대한부인회 올해 장학생 선발한다
- 한국학교 서북미협의회 합창대회서 코가한국학교 ‘대상’(+영상,화보)
- 조기승 회장 모친상속 14대 서북미연합회 힘찬 출발(+화보)
- 104세 생일 맞은 오리건주 최장수 신명순 할머니 생일잔치 열려
- [시애틀 수필-문해성] 글월 문, 바다 해, 별 성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 목사 소고(小考-2)
- [서북미 좋은 시-이매자] 아버지의 등
- 워싱턴주 한인교계 큰별 박영희 목사 별세
- [부고] 조기승 서북미연합회 회장 모친상
- [공고] 제 35대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임시이사회 및 총회
- 워싱턴주 한인그로서리협회(KAGRO) 회원 권익과 안전 위해 최선
- “한인 여러분, 핀테크를 통한 재정관리ㆍ투자 알려드립니다”
- 시애틀 한인마켓 주말세일정보(5월 3일~ 5월 6일, 5월 9일)
- 샘 심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수치심에서 자부심으로 바뀌었다"
- 시애틀 롯데호텔 '미국 최고 호텔 7위' 올라
- “샛별문화원으로 한국문화 체험하러 왔어요”
- "시애틀 한인여러분은 하루에 몇마일 운전하시나요?"
- 한국 아이돌 엔하이픈 시애틀서 멋진 시구에 이치로도 만났다(영상)
- 페더럴웨이 청소년심포니 오케스트라 봄 연주회
- 린우드 베다니교회 이번 금~토 파킹장 세일
- 한국 GS그룹 사장단 시애틀서 집결… MS·아마존 찾아 공부했다
시애틀 뉴스
-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CEO "영업부진? 답은 결국 매장에 있다"
- FAA "보잉 787드림라이너 기록 위조 등 조사중"
- 시애틀지역 집값 12% 올랐다
- 시애틀서 주택 리스팅 가장 좋은 시기는? 지역마다 다르다
- 시애틀 이번 주말 처음으로 80도 돌파한다
- <속보> I-90서 탈출했던 얼룩말 1주일만에 발견됐다
- 시애틀 적자예산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나
- 시애틀 경찰관들 연봉 엄청 오른다
- 워싱턴주 스포캔 ‘색션 8 바우처’ 다시 배포한다
- 워싱턴주 차량절도 전국서 4번째로 많다
- "뇌물주면 시애틀지역 토지감정가격 낮춰주겠다"
- 시애틀 어린이병원 인종차별혐의로 또 고소당했다
- 보잉 두번째 내부 고발자 사망...미스터리?
뉴스포커스
- 文 전 대통령, 퇴임 2년 만에 첫 회고록…'변방에서 중심으로'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필리핀서 탈옥
- '잔고 위조' 尹 장모 최은순 가석방 '적격'…14일 석방될듯
- '중학교 동창 여친 살해' 수능만점 의대생 구속…"도망할 염려"
- 4년 만에 재등장한 '디지털 교도소'…사적 제재 논란 재점화
- 신중호 라인야후 대표, 사내이사서 물러나…"네이버 위탁 순차적 종료"
- 이재명도 '영수회담 비선' 선긋기…尹 내일 기자회견 주목
- '외국면허 의사' 진료 허용…의료공백 초강수 해법 꺼냈다
- 쓰러지는 속도 빨라졌다…올해 종합건설사 포함 12곳 부도
- '우리투자증권' 10년 만의 부활 예고에…때아닌 '상도의' 논란
- 월 700만원 넘는 고소득 가구 12% "나는 하층"…76%도 '중산층' 인식
- '무빙'→'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60주년 백상 대상 쾌거 [60회 백상]
- 이재명, 9~15일 입원 치료차 휴가…"구체적 병명 밝힐 수 없다"
- 尹, 명품백·의대증원서 놓친 민심 챙긴다…사정기능 우려도
- '명품백 의혹' 수사 속도…이원석 검찰총장 "법리 따라 엄정 수사"
- 정부 "건보재정 1900억 추가 투입…교수 집단행동 멈춰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