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결혼식인데 하와이행 비행기표 예약"…'지각' 신혼여행도 급증
- 22-03-26
자가격리 면제 후 여행사 문의 10배 이상 늘어…달라진 '신혼여행' 풍속도
하와이 등 항공료 코로나 이전보다 50% 이상 올라…부담 호소도
"이번주 결혼식인데 자가격리가 면제됐다기에 하와이행 비행기표 예약했습니다"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면제가 신혼여행 풍속도를 다시 바꿔놓고 있다. 신혼부부 절반 가까이가 하와이와 몰디브 등 과거 허니문 성지로 불렸던 곳을 신혼여행지로 선택하고 있다.
특히 '지각' 신혼여행을 떠나는 신혼부부들도 크게 늘었다. 지난 2년간 '코로나 시기'에 결혼한 신혼부부들은 제주도 등 국내로 신혼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면서 제대로 된 신혼여행을 다시 떠나고 있는 셈이다.
다만 항공편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가 최근 유가 급등까지 겹치며 항공료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크게 오르는 등 신혼부부들의 부담은 커지는 모습이다.
오는 6월이 예식이라는 김모씨(여)는 26일 "결혼식이 6월인데 신혼여행만큼은 꼭 해외로 가고 싶어 3월이 될 때까지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고 미루고 있었다"며 "이번에 격리가 해제되면서 몰디브로 결정했고 리조트 알아보면서 너무 행복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장모씨(33)는 "결혼식이 2주밖에 남지 않았지만 해외입국자 자가격리가 풀려서 급하게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결정했다"며 "비용은 생각보다 많이 나왔지만 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말했다.
예식업계나 여행업계도 이같은 흐름에 깜짝 놀라는 분위기다. 이현희 웨딩플래너(39)는 "4~5월에 결혼하는 예비 신랑·신부를 기준으로 50% 정도는 하와이, 몰디브 등 해외로 신혼여행지를 결정했다"며 "이번주에 결혼하는 커플 중에서도 월요일(21일)부터 자가격리가 제한이 풀리자 급하게 예약해서 해외로 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일시적으로 풀렸던 자가격리 면제 조치가 한달 만에 중단되며 해외 신혼여행 기회를 놓친 사례가 많았던 만큼 최근 결혼하는 예비 신혼부부들은 '갈 수 있을 때 가야한다'고 마음먹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신혼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한 여행사 관계자는 "자가격리가 풀리기 전에는 하루에 열대건 정도 문의가 왔지만 지금은 수백건씩 와 10배 이상 늘었다"며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반에 떠나려다가 취소한 고객 중 다시 예약하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어쩔 수 없이 제주도 등 국내여행으로 선회해야 했던 결혼 1~2년차의 신혼부부들도 다시 신혼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5월 결혼을 한 최모씨도 "제주도 신혼여행으로는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여름휴가를 겸해서 이번 여름에 하와이나 몰디브를 가려고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2020년 8월에 결혼하고 제주도에 다녀온 A씨(여)는 "이번 5월 어린이날이나 6월 지방선거를 껴서 다시 신혼여행을 가려고 한다"며 "베트남이나 괌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갑작스러운 수요에 비행기 가격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크게 오른 상황이다. 주요 항공권예약 사이트에 검색한 결과 4월 인천 출발 하와이 왕복 비행료는 150만~200만원 수준이다. 코로나19 이전에 100만원 이하로 충분히 구입할 수 있었던 만큼 예비 신혼부부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신혼부부들이 모인 커뮤니티에는 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상당수다.
여행 수요는 늘었지만 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하면서 유가가 치솟은 것도 항공료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숙박 등 다른 비용은 코로나19 이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항공료가 많이 올랐다"며 "몰디브의 경우는 대한항공 등 직항편이 빠진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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