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 등 '십자화과 채소', 코로나 바이러스 성장 늦춘다

'설포라판' 코로나19·감기 바이러스 복제 억제해

미 존스홉킨스 아동센터 연구팀 연구결과 발표

 

브로콜리를 비롯한 십자화과 식물에 함유된 성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의과대학은 아동센터 연구팀이 브로콜리와 기타 십자화과 식물에서 풍부하게 발견되는 화합물 '설포라판'이 코로나19와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잠재적이고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8일 네이처의 자매지인 커뮤니케이션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에 게재됐다.

설포라판은 항암효과와 헬리코박터 억제, 염증 유발인자 활성 저해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 물질이 특정 세포 과정을 방해해 암과 감염을 예방하는 특성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설포라판은 유기황화합물의 일종이다. 설포라판 전구물질은 브로콜리, 양배추, 케일 또는 방울양배추 등의 십자화과 식물에 특히 풍부하다. 4개의 잎이 '십(十)자' 형태를 이룬다는 뜻을 가진 십자화과 식물로는 브로콜리, 양배추, 배추, 무, 냉이 등이 있다.

연구팀은 우선 세포를 1~2시간 설포라판에 노출한 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일반적인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인 'HCoV-OC43'에 감염시켰다. 2.4~31마이크로몰(μM) 사이의 낮은 농도의 설포라판에 노출된 세포에서 HCoV-OC43 코로나바이러스뿐 아니라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 등 6종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균주의 복제가 약 50% 감소한 것이다.

연구팀은 또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관찰해 설포라판의 효과를 확인했다.

코로나19 입원 환자들에 투약하는 항바이러스 주사제 베클루리주(성분 렘데시비르)와 설포라판을 병용한 요법의 효과도 조사했다. 렘데시비르가 22μM과 4μM에서 HCoV-OC43과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를 50% 억제했지만 설포라판과 렘데시비르 조합은 각 물질을 단독으로 적용했을 때 보다 더 적은 용량에서도 두 바이러스의 복제를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이후 시행한 동물시험에서 연구팀은 설포라판을 적용한 결과 폐 손상이 29% 줄었을 뿐 아니라 폐(17%)와 상부 호흡기(9%)에서의 바이러스 수치도 유의미한 수준으로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설포라판은 또 폐의 염증반응을 줄여 많은 코로나19 환자들의 사망 원인 중 하나인 과민성 면역반응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했다.

연구팀은 다만 이번 연구가 코로나19 억제에 매우 유망한 결과를 보여줬으나 이미 시판중인 설포라판 보충제를 구매할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인체를 대상으로 설포라판에 대한 임상시험이 필요할 뿐 아니라 영양 보충제는 달리 규제기관에서 허가받는 기준 또한 의약품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향후 설포라판이 바이러스 감염 예방이나 치료에 효과적인지 평가하기 위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로리 존스-브란도 존스홉킨스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 교수는 "부작용 발생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도입한 백신이나 치료제에도 계속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의 영향을 고려한다면 효과적으로 코로나19를 예방·치료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가 여전히 필요하다. 설포라판은 저렴하고 안전하며 상업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유망한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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