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와 직접 충돌 꺼리는 美, 전투기 지원 대신 방공망 강화 선택

美 유럽사령관도 "전투기 지원보다 타당"

 SA-8·SA-10·S-300, 英 고속 대공미사일, 加 드론 카메라 지원

 

미 국방부가 전투기가 아닌 대공 장비 지원을 통해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강화할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미국과 유럽 관리들이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지원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미 국방부 관계자는 소련이 설계한 이동식 방공 시스템이 우크라이나군에 생소하지 않다는 점을 꼽아 가장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인 동구권 국가들의 방공 시스템을 이전할 계획"이라며 "이는 러시아 전투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신형 항공기를 활용하는 것보다 더 유용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우크라이나 방위군을 지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무기와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특히 방공 장비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토드 월터스 미 유럽사령관도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방공망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전투기를 지원하는 것보다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인들은 대공 무기들을 훌륭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러시아 공군력은 상당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전략·작전·전술 지상 방공 체계로 인해 실효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 위해 검토 중인 지대공 시스템은 앞서 나토 회원국이 지원한 견착식 휴대용 미사일보다 정교하다. 여기에는 훨씬 더 높은 고도의 전투기를 타깃으로 할 수 있는 SA-8SA-10뿐만 아니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최점단 시스템으로 불리던 러시아의 S-300도 포함된다.

특히 S-300은 항공기뿐만 아니라 순항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다. 또한 기동성이 뛰어난 S-300은 방공군이 발사 지점을 포착한 적군으로부터 보복공격을 받지 않도록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다. 

서방 관리들은 S-300의 구입처를 밝히지 않았지만 나토 회원국 중 3개국(불가리아, 그리스, 슬로바키아)이 해당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주재 불가리아, 그리스, 슬로바키아 대사관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 美뿐만 아니라 英, 加도 우크라이나에 추가 무기 지원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들은 스팅어 미사일과 기타 휴대용 방공 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급파하고 있다. 영국은 10일 키이우가 러시아의 공습에 대항할 수 있도록 스타스트릭(Starstreak) 휴대용 고속 대공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도 이날 하원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스타스트릭 대공미사일을 지원하는 배경'을 두고 "러시아가 전술을 바꾸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도 전술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우크라이나에 'NLAW' 대전차 미사일 지원도 기존 2000개에서 3615개로 늘렸으며 재블린 지대공미사일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타스트릭은 발사 후 미사일이 마하 4 이상으로 가속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이다. 다만 저공비행을 하는 항공기가 헬기에 효과적이며 화력 면에서는 S-300보다 성능이 훨씬 떨어진다.

캐나다도 이날 우크라이나에 감시용 드론 카메라를 포함해 5000만 캐나다달러(약 480억원) 규모의 장비를 추가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캐나다산 드론 카메라 등 많은 특수 장비들을 조만간 우크라이나로 보낼 예정"이라며 "국경을 건너 우크라이나군에 장비를 전달하는 게 어렵기는 하지만 동맹국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에 장비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상공의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러시아와 직접적인 대립을 초래할 수 있다고 조치들은 실행하지 않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주 유럽을 순방하면서 우크라이나 상공의 비행금지구역에 대한 요구를 재차 거절했지만 우크라이나에 더 효율적인 방공 시스템을 지원하는 것을 두고 동맹국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미 국방부는 러시아가 아직 우크라이나에서의 항공우위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의 방공호와 우크라이나 공군의 일부가 아직 온전히 남아있다는 점을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들었다.

앞서 폴란드는 자국이 운영하던 미그-29(MIG-29) 전투기 28대를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에 전달할 것을 제안했지만 미국은 '위험한 판단'이라며 거부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을 공격하기 위해 전투기를 제공한 국가의 경우 분쟁에 관여한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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