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7형'… 美 전역 타격 가능한 세계최장 ICBM

최대사거리 1만5000㎞에 다탄두 탑재 기술 적용 추정

2017년 '화성-14·15형' 이어 시험 발사 재개할지 촉각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실시한 탄도미사일 발사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의 시험발사 준비를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11일 한미 군 당국이 밝혔다.

북한은 아직 '화성-17형' 시험 여부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화성-17형' 북한이 개발한 ICBM 가운데 사거리가 가장 긴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그 개발이 완료될 경우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ICBM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사거리 5500㎞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일컫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그동안 개발한 미사일 중에선 '화성-13'과 '14형', '15형', 그리고 '17형'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

'화성-17형'은 지난 2020년 10월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 때 처음 공개됐다. 당시 정확한 명칭이 확인되지 않아 국내에선 '화성-16형'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작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를 계기로 그 명칭이 '화성-17형'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화성-17형'의 길이는 24~27m로 추정된다. 이는 그간 세계 각국이 개발한 ICBM 중에서도 가장 긴 편에 속한다. 미국 '미니트맨3'는 길이가 18.2m, 중국의 신형 ICBM '둥펑(東風·DF)-41'은 21m, 그리고 러시아의 'RT-2PM2 토폴-M'은 22.7m다. '화성-17형'은 지름도 2.5~2.9m 수준으로 역시 다른 ICBM보다 큰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화성-17형'의 최대사거리가 1만500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에서 쐈을 때 태평양 건너 미 전역은 물론 지구 반대편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단 얘기다.

'화성-17형'의 추진엔진은 3단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1단 엔진 추진체는 백두산 트윈엔진 2세트를 결합해 제작하고, 2단은 트윈엔진 1세트를, 3단엔 고체엔진 모터를 장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8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건군절을 맞아 열린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로켓인 '화성-14형'이 공개되고 있다.(TV화면 캡처) 2018.2.8/뉴스1


'화성-17형'의 경우 다탄두(MIRV) 탑재 기술, 즉, 2개 이상의 핵탄두가 서로 다른 목표물을 동시에 타격하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점 또한 기존 북한 ICBM에서 볼 수 없었던 특징 가운데 하나다. MIRV 탑재 기술을 적용한 ICBM은 방어하기 훨씬 어렵고, 실제 핵탄두와 '가짜 탄두'를 섞어 쏘는 변칙 활용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 북한은 작년 1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주재 제8차 당 대회 당시 "다탄두 개별 유도 기술을 더 완성하기 위한 연구 사업을 마감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현재 해당 기술을 완전히 확보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이 최근 군사정찰위성 개발과 관련해 "다량의 위성을 태양동기극궤도에 다각 배치"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힌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이 추후 위성 발사체 1기에 여러 대의 위성을 실어 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다면 다탄두 ICBM을 운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군사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 최초의 ICBM은 '화성-13형'으로 추정된다. '화성-13형'은 지난 2012년 제100주년 태양절(4월15일·김일성 주석 생일) 기념 열병식에서, 그리고 그 개량형 미사일(KN-14)은 2015년 조선노동당 창건 제70주년(10월10일) 기념 열병식 때 각각 공개됐지만 시험발사로까진 이어지지 않았다.

북한이 그동안 시험발사에 성공한 ICBM엔 '화성-14형'(KN-20)과 '15형'(KN-22) 두 종류가 있다. 대북 관측통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화성-13형'을 개발하다 기술적 문제 등을 이유로 중단한 뒤 곧바로 '14·15형' 개발로 넘어갔을 것"으로고 보고 있다.

'화성-14형'은 2017년 7월4일 평안북도 방현비행장 일대에서 실시된 첫 시험발사 때 약 930㎞를 39분 간 비행한 뒤 동해에 떨어졌다. 정점고도는 2803㎞였다. '화성-14형'은 같은 달 28일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진행된 2차 시험발사 땐 47분 간 1000㎞를 날았고, 정점고도는 3700㎞를 기록했다.

'화성-14형'을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때의 최대사거리가 1만㎞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에서 쐈을 때 미국 동부를 제외한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화성-14형'은 길이 약 19.8m, 지름 약 1.85m에 2단 액체연료 추진체가 적용돼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그러나 대북 관측통은 "2020년 10월 열병식 땐 '화성-14형'이 등장하지 않았다"며 "양산 및 실전배치 여부는 불분명한 상태"라고 전했다.

'화성-14형'에 이어 북한이 두 번째로 시험발사에 성공한 ICBM은 '화성-15형'이다. 시험발사는 2017년 11월29일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화성-14형 때와 마찬가지로 고각 발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화성-15형' 미사일은 약 53분 간 950㎞를 날았고, 정점고도는 4475㎞를 기록했다.

화성-15형은 길이 약 21~22.5m, 지름 2.0~2.4m 크기에 2단 액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하며, 사거리는 최대 1만3000㎞ 수준으로 북한에서 쐈을 때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총비서는 2017년 '화성-15형' 시험발사를 직접 참관한 뒤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이 실현됐다"고 선언했다. '화성-15형' 시험발사 현장엔 김 총비서의 현지 지도 기념비도 세워졌다.

북한은 2018년부터 우리나라·미국 등과 비핵화 문제를 화두로 한 정상외교에 나서면서 더 이상 ICBM 시험발사를 하지 않고 있다. 2018년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선 각국과의 대화 국면 조성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 중단 등을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올 1월19일 김 총비서 주재로 열린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등을 이유로 "선결적·주동적으로 취했던 신뢰구축조치를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 같은 결정은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군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장 공격용으로 ICBM을 활용할 능력은 부족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북 관측통은 "북한이 ICBM 운용에 필요한 핵탄두 소형화나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다탄두 기술 등을 확보했는지는 불확실하다"며 "기술 고도화를 위해 시험발사를 조만간 재개할 가능성이 얼마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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