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하면 중국만 신난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말이 있다. 국가 간 관계도 마찬가지다.

2차대전 이후 폭망했던 일본이 단기간에 우뚝 일어선 것은 한국전쟁 때문이었다.

당시만 해도 배가 태평양을 건너는 데 한 달 이상 걸렸다. 따라서 미국은 한국전쟁의 군수품을 일본에서 조달했고, 태평양 전쟁을 일으켰던 일본은 군수시설이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한국전 특수를 만끽할 수 있었다.

일본은 2차 대전의 패망을 딛고 1964년 도쿄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일본이 빠른 전후복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전쟁 덕분이었다. 한국의 불행은 일본의 행복이었던 것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 가장 큰 이익을 보는 나라가 중국이다.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살림은 거덜나고 있다. 러시아가 손을 벌릴 곳은 중국뿐이다. 중국도 미중 패권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효과적으로 맞서기 위해 러시아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중국은 "침공은 아니다"고 주장하며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러시아 편에 서고 있다. 그리고 실리를 취하고 있다.

일단 중국은 에너지 부분에서 막대한 이득을 취할 수 있다.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를 취하자 러시아산 원유는 갈 곳을 잃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제재도 나올 수 있다.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 에너지는 ‘에너지 먹는 하마’ 중국이 어느 정도 소화해 줄 수 있다. 중국에겐 저비용으로 에너지 안보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대러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서방의 기업들도 속속 러시아에서 철수하고 있다. 한국의 삼성전자를 비롯, 여러 글로벌 기업이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지금 러시아는 무주공산이다. 다시 말해 중국 기업 독무대다.

전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서방의 대러 제재로 루블화가 폭락, 중국 기업들도 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 현상일 뿐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 중국이 국력을 더욱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 미국은 러시아를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끌어들여 소련을 견제했던 것처럼 말이다.

당시 미국은 최고의 적수였던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을 미국편으로 끌어들였다. 이는 미소 냉전에서 전세가 미국으로 기우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미국은 중국을 미국편으로 끌어들여 소련을 포위했고, 결국 소련은 1990년대 말 해체됐다. 

중국이라는 소련보다 더 강한 적을 미국 스스로 키운 부작용이 있지만 소련을 패망케 하는데 중국의 협력은 결정적이었다.

현재 미국의 최고 적수는 중국이다. 특히 중국은 소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국이다. 소련은 군사력만 강했지 소비재는 화장지 하나도 제대로 만들 수 없는 나라였다. 게다가 소련은 자본주의 체제 밖에 있었다.

이에 비해 중국은 차세대이동통신(5G)에서 미국의 기술력을 넘어서는 등 첨단기술 강국이고 자본주의 체제 내에 있다.

미국은 이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정확히 50년 전 닉슨이 그랬던 것처럼 러시아를 미국 편으로 끌어들여 중국을 포위해야 한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를 끌어들여도 시원치 않을 판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는 중국과 협력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전쟁으로 인한 특수까지 누릴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전이 단기전으로 끝나면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장기전으로 가면 중국의 국력만 키워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미국엔 최악의 시나리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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