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당국 "푸틴의 분개와 좌절…상황 격화 가능성"

"푸틴, 패할 수 없는 전쟁으로 인식…단념 않고 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이 2주째로 접어들었지만 전세가 쉽사리 러측에 기울지 않는 데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분개와 좌절로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 정보당국이 분석했다.

민간인 사상자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차별 공격을 강화하거나, 최악의 경우 핵무기 배치 등을 통해 오직 승전만을 위한 무자비한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미 하원 정보위원회에서는 전쟁 상황과 전망에 대한 미 정보당국자들의 발언을 청취했다.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장(DNI)은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도 단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헤인스 국장은 "푸틴은 서방세계가 자신을 적절히 존중해주지 않는 데 대해 분노하고 있으며 이 전쟁을 패할 수 없는 전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푸틴이 승리할 가능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뀔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영토를 장악하고 수도 키이우에 지속 가능한 친러시아 정권을 세우는 건 특히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러시아의 승전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승리에 집착한다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이다.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향후 수 주 내로 우크라이나가 매우 험악한 상황에 처할 것으로 예상했다.

번스 국장은 "푸틴은 지금 화가 나 있고 좌절하고 있다"면서 "민간인 사상자를 고려하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군을 누르는 데만 혈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콧 베리어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특히 푸틴 치하 러시아가 전술핵무기 등 무기 현대화에 힘써온 점에 주목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말 핵무기를 관장하는 핵 억지력 부대의 전투임무 대비태세를 지시한 바 있다. 

이 같은 푸틴 대통령의 광인적 행보를 막을 방안으로는 러시아 지도부 내의 저항과 설득이 꼽히지만, 현재 푸틴의 이너서클이 점점 더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번즈 CIA 국장은 분석했다.

번즈 국장은 "그의 판단에 의문이나 이의를 제기하는 직위의 사람이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이래 우크라이나 내에선 러시아 군 2000~4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됐다.

베리어 DIA 국장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얼마나 죽었는지에 대한 정보기관의 추산은 신뢰도가 낮지만, 그 범위는 2000명에서 4000명 사이"라면서 이 추정치가 공개된 자료뿐 아니라 첩보를 통해 얻은 정보에도 근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쟁을 일으킨 근본적 원인과 관련, 빅토리아 눌랜드 미 국무부 정무차관은 별도의 청문회에서 "수년이 지나면서 푸틴의 제국주의적 야망이 커졌고 지난 30년의 러시아 역사를 불만족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눌랜드 차관은 "푸틴은 국가보안위원회(KGB) 장교 시절부터 소련 재건에 도움이 되길 갈망해왔다"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서 독립한 합법 국가가 아니다'라는 최근 발언도 그렇고, 그의 내면을 이제 우리 모두가 알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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