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더이상 위기 아니다"…美·유럽 팬데믹 '새 국면'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조정관 "팬데믹, 우리가 보호하고 치료 가능한 국면으로 가고 있다"

美, 마스크 지침 완화 검토…유럽, 주춤했던 '위드코로나' 재시도

 

미국과 유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대응 새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전염력 높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감염 상황은 여전하지만 Δ백신과 Δ치료제 및 Δ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중증화율로 사실상 '엔데믹 전환'이 이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美, 코로나19 엔데믹화 접근 중…마스크 지침 완화 검토

16일(현지시간) NBC 뉴스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CD)는 이르면 다음 주에 각 주(州)정부의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을 완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CDC는 10만 명당 확진자수와 검사 양성률에 따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권고하고 있는데, 최근 뉴욕과 뉴저지,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델라웨어 등 엄격한 방역 조치를 취해 오던 주정부가 실내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속속 풀고 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정례브리핑에서 일일 평균 확진자 수는 147000명으로, 전주보다 4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일 평균 입원환자 수도 전주보다 28% 감소한 9500명을, 사망자수 역시 약 9% 줄어든 2200명을 각각 기록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확진자수 감소 추세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적"이라고 평가하면서 "팬데믹 전망이 개선됨에 따라 미국인들에게 마스크 착용과 같은 방역 조치로부터 휴식을 주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서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조정관도 "미국이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능력에서 '엄청난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다음 단계 계획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자이언츠 조정관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 성인 인구 4분의 3이 백신 접종을 마쳤다. 뉴욕타임스 코로나19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의 일 평균 감염률은 2주 전보다 67% 감소했고, 입원환자 수와 중환자 수, 사망자 수 모두 각각 38%, 33%, 12% 줄었다. 

그는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 모두 마스크 및 다양한 치료제를 포함해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울 도구들이 있다"면서 "이 모든 발전과 우리가 가진 도구들로 인해 이제 코로나는 위기가 아니라, 우리가 보호하고 치료할 수 있는 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 대유행병 팬데믹과, 말라리아나 뎅기열처럼 종식되진 않지만 주기적으로 발생해 풍토병으로 굳어지는 엔데믹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는 백신이나 치료약 등 질병과 싸울 다양한 대책 마련 여부가 꼽힌다.

자이언츠 조정관의 언급은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이 사실상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도 주춤했던 '위드코로나' 재시도 


이날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독일이 현행 방역 조치 대부분을 해제하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대적 방역 완화를 발표한 유럽 주요 국가는 8개국으로 늘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스위스는 16일(현지시간) 자정을 기점으로 거의 모든 코로나19 관련 거리두기 규제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오스트리아도 필수 상점과 대중교통내 마스크 착용 의무 및 (감염) 취약군의 병원 등 입장시 규제를 제외한 모든 조치를 내달 5일부터 해제한다.

독일은 이달과 내달 4일 및 20일 세 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거리두기를 완화, 실내 및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등 일부 조치만 빼고 대부분의 규제를 풀어나갈 계획이다. 

앞서 영국은 지난 9일 코로나19 확진자의 자가격리 의무마저 해제하는 파격적인 방역 완화를 내달부터 실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날 네덜란드도 오는 25일까지 현행 거리두기 규제를 전면 해제하고 일상 복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지난 11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덴마크는 이달부터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과 백신패스 이용을 해제하고 일상 복귀를 시도 중이다.

노르웨이도 이달 초 식당 11시 이후 주류 판매를 재개하고 재택근무 의무화를 폐지했다. 10명 모임제한도 사라졌다.  

다만 이들 국가에서는 여전히 하루 수만 명씩 확진자가 발생했다. 감염이 줄어서 방역을 푸는 게 아니란 얘기다. 

이냐치오 카시스 스위스 대통령은 "바이러스는 있지만 우리는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방역 완화 취지를 설명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팬데믹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현행 백신 의무화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더나 CEO "팬데믹 거의 끝났다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

코로나19 백신 제조사 중 한 곳인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대표(CEO)는 16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 팬데믹이 거의 끝났다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방셀 대표는 '코로나19가 막바지에 이르렀냐'는 물음에 "합리적인 시나리오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코로나바이러스가 진화하면서 덜 치명적이게 될 가능성이 80%에 달한다"며 "오미크론보다 더 치명적인 변이바이러스가 출현할 확률은 20%"라고 말했다.

그는 "운이 좋게도 오미크론은 치명적이지 않았다"며 "그러나 지구상에는 여전히 매일 수천 명의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바이러스는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바이러스는 독감처럼 인간과 함께 영원히 지속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것과 함께 살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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