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美 통화 긴축에 남미-신흥유럽 은행 가장 취약"

달러 대출-예금 비중 높아…우루과이 달러예금비중 74% 최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고도로 달러화한 신흥국 은행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국제신용평가업체 무디스가 경고했다. 특히 남미와 신흥 유럽 지역의 은행들은 달러 대출과 달러 예금이 많아 취약하다.


무디스 애널리스트들은 7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통화정책 긴축이 가속화할 전망 속에서 달러빚과 달러예금을 많이 쌓은 신흥 경제가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돈이 신흥통화에서 달러로 대거 이동하며 신흥국 현지통화 가치가 급락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금리가 오르면 신흥시장의 자본흐름이 약해지며 신흥국 현지의 통화가치가 떨어지고 경제성장도 둔화할 수 있다. 그러면 달러채권이 많은 신흥국 은행들의 신용위험이 촉발될 수 있다고 무디스는 전망했다. 

무디스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외국 통화의 대출과 예금이 많은 은행들은 신용손실 취약성이 커지고 현지 통화의 가치가 급락할 경우 수익성과 유동성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보고서는 "헤지(회피)를 걸지 않은 대출자들이 외국 통화 대출을 상환하기 더욱 힘들고 달러 예금자들은 돈을 인출하기 쉽다"며 "중앙은행들이 달러가 부족한 일반은행을 구제할 외환보유액이 충분하지 않으면 높은 비중의 달러채권은 위기 속에서 금융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남미, 신흥유럽, 과거 소비에트연합(소련) 지역의 은행들이 달러 예금비중이 높다고 무디스는 지적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상대적으로 달러예금 비중이 낮고 아프리카 지역은 중간 정도다. 중동의 걸프국들도 달러 예금비중이 높지만 외환보유액이 두둑해 이를 상쇄한다고 무디스는 설명했다. 

무디스는 우루과이가 달러화 예금비중이 74%로 가장 위험하다고 봤다. 특히 비거주민 예금 비중이 10%로 높은 수준인데, 비거주민 예금주는 대부분 이웃한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아르헨티나 예금주들은 자국의 인플레이션이 연말 55%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며 대거 달러 예금을 우루과이 은행에 맡겼다. 

치솟는 물가에 달러예금 비중이 높은 또 다른 신흥국은 바로 터키다. 무디스는 터키의 달러예금 비중이 2020년 47%, 2021년 63%에서 올해 말 65%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디스는 터키에 대해 "개인 예금자들이 자국 통화를 상당 부분 외국 통화(주로 달러)로 계속해서 바꾸고 있다"며 "자국통화 약세와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예금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페루, 우크라이나는 단기적으로 낮은 달러화 추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무디스는 예상했다. 하지만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은행들은 헤지 없는 대출에 노출도가 높은데 이로 인해 외국 통화의 대출에 대한 수익은 없다고 무디스는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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