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워싱턴, 오리건 바다에 오징어가 넘쳐난다
- 22-02-07
지난 22년간 워싱턴 근해서 25배, 오리건선 39배나 늘어
블롭 현상으로 중부 CA서 북부 워싱턴해역 해수 온도 올라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워싱턴가 오리건은 물론 캘리포니아 북부 연안 바다에 오징어가 넘쳐나고 있다.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서 지난 22년간 워싱턴주 근해에서 25배, 오리건주 근해에서 39배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수산업협회(AFS)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서해안의 ‘오징어 만발’ 사태가 중부 캘리포니아에서 북부 워싱턴주까지 미치는 ‘블롭’(대양의 열파) 현상 때문이라고 밝혔다. 블롭은 온도가 가장자리에선 1~2도, 중심부에선 최고 5도까지 올라간 광대한 해수역을 일컫는다.
보고서 작성자인 국립해양대기국(NOAA) 산하 서북미 수산업 과학센터의 메리 헌시커 박사는 블롭과 오징어 생태에 관한 학계의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결과적으로 지구온난화가 초래할 해양 생태계의 균형 파괴 과정을 밝혀내는 귀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70년대 이후 빈도가 잦아진 블롭 현상은 2013년의 경우 미국본토보다도 넓은 서해안 태평양 해역에서 17개월이나 지속되면서 해수 표면온도를 화씨 2.7도 올렸었다. 블롭 현상은 1~5년 간격으로 되풀이되며 가장 최근 발생한 것은 2019년 후반기였다.
지난 1970년대 후반엔 뜨거워진 해수 때문에 떼죽음한 오징어가 로스앤젤레스의 샌타모니카 등 비치에 지천으로 깔려 한인 이민자들이 몰려가 이를 주워온 후 아파트 발코니에 널어놓고 말리는 바람에 이웃 주민들이 악취가 진동한다며 고발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마켓 스퀴드’로 불리는 이 오징어는 최고 12인치까지 자란다. 수명이 4~9개월 정도인데 죽기 직전까지 산란하며 왕성하게 번식한다. 멕시코에서 알래스카까지 태평양 연해에 서식하며 새우와 게 등 먹이가 풍성하지만 물개와 연어 같은 천적도 많다. 과학자들은 블롭 현상으로 유독 마켓 오징어가 폭증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관련 데이터에 따르면 오리건주의 오징어 어획량은 2015년 전무 상태였다가 다음해 1,260 톤을 포획했고 2020년엔 4,667톤으로 사상 최고기록을 올렸다. 오징어 포획으로 인한 오리건주 어민들의 수입도 2016년 110만달러에서 2020년엔 600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워싱턴주 수산업자들은 마켓 오징어에 냉담해 어획에 나서는 어선들이 거의 전무했으며 간혹 출어하는 어선들도 오징어 가공시설이 있는 캘리포니아나 오리건까지 내려가 어획하기 일쑤라고 워싱턴주 어류야생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서해안의 오징어 포획은 1880년대 중국 이민자들이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연해에서 처음 개척했고 뒤이어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뛰어들었다. 지금도 미주 서해안에서 잡히는 오징어는 대부분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국가로 수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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