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제거작전 반대했던 바이든, 특수부대 투입 결단 배경은?

과거 특수부대 투입을 통한 테러리스트 제거 작전의 위험성을 이유로 반대해왔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수괴의 제거작전을 승인해 관심이 모아진다.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명령으로 미 특수부대가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의 아트메흐 마을에 투입해 IS의 수괴 아부 이브라힘 알하셰미 알쿠라이시를 제거하는 상황을 보도했다. 

미 언론들은 특히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부통령으로 재임할 당시였던 알카에다 수장이었던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을 반대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작전을 승인한 점에 주목했다. 

미국 연예 전문 잡지인 '배니티 페어'의 편집장이었던 마크 보우든이 2012년 10월 발간한 '피니시(TheFinish)'에 따르면 2011년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파키스탄에 있던 빈 라덴의 제거를 위해 해군특전단(SEAL) 투입 작전을 승인했는데, 이는 이전에도 SEAL이 파키스탄에서 10여차례 비밀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최고위급 고문들은 거의 모두 빈 라덴을 급습하는 것을 찬성했지만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밥 게이츠 당시 국방장관만 반대를 표명했다고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SEAL 투입을 반대했던 이유는 대원들이 감수해야 할 위험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건물 전체를 파괴할 공습을 명령하기보단 “우리 국민에게 훨씬 더 큰 위험을 주는 특수부대 급습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NYT는 “이는 2011년 알카에다 수괴 빈 라덴을 사살한 것과 비슷한 계산이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에게 너무 위험한 작전이라고 반대했었다”며 “이 작전에 대한 그의 승인은 그가 이제 이러한 공격에서 특수부대를 활용하는 것이 더 편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CNN도 “이는 빈 라덴이 죽은 후 10년 이상 동안 위험에 대한 그의 관점이 바뀌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미 일각에선 이번 작전에 대한 정치적 의미에도 주목하고 있다.

실제 백악관은 이날 오전 7시45분쯤부터 알쿠라이시 제거 작전에 대한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고위당국자들의 백브리핑을 진행했다. 백악관은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백악관 상황실에서 작전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오전 뉴욕 방문을 앞두고 직접 4분30여초간의 별도 연설을 통해 알쿠라이시 제거를 위한 자신의 결단을 강조하고, 작전을 성공리에 수행해 준 지휘관들과 특공대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제거 작전을 통해 정치적 반전을 꾀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혼란스러운 철군으로 비판 여론에 직면했던 데다 전임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약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이번 작전을 통해 결단력 있는 모습을 부각함으로써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거론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맞서 미군 병력을 추가 파병하는 결단을 내리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풀이된다.

CNN은 “이번 작전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임 기간 중 가장 세간의 이목을 끄는 대테러 작전이었고,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력 있는 부분으로 캐스팅하기 위해 이것을 활용하려는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패배가 점쳐지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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