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RBM으로 '레드라인 크로스'에 근접…ICBM 발사도 시간문제?
- 22-01-30
북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2017년 이후 처음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시험발사했다. 국제사회가 용인하는 '레드라인' 직전까지 근접하면서 앞서 북한이 위협했던 '모라토리엄 파기'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30일 오전 7시52분경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 동해상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고각 발사했다. 발사체 비행거리는 약 800㎞, 고도는 약 2000㎞로 탐지됐으며 현재 한미 정보당국이 세부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다.
북한이 쏜 발사체는 사거리 5000㎞ IRBM인 '화성-12형'과 성능이 유사한 미사일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이 IRBM급 이상을 시험발사한 건 2017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그간 주로 순항미사일 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를 진행해 왔다. 순항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에는 해당하지 않으며,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위반이긴 하나 비교적 '저강도'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반복해도 '레드라인'은 밟지 않으려 자제한다는 분석이 나오곤 했다.
그러나 이날 IRBM을 발사하면서 국제사회가 용인해 온 '레드라인'을 넘어서기 직전까지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외무성은 북한이 새로운 전략무기로 부각한 극초음속미사일 발사(5일·11일) 직후인 이달 14일 담화를 통해 '더 강력하고도 분명한 조치'를 위협했다. 1월 진행된 연이은 미사일 시험발사에 미국이 독자 제재를 추가하고 유엔 안보리에도 추가 제재를 요구하자 나왔던 반응으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기어코 이런 식의 대결적인 자세를 취해나간다면 우리는 더욱 강력하고도 분명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당 총비서는 19일 당 정치국 회의에서 대미 신뢰구축 조치를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을 재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이란 2018년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 등을 선언한 '모라토리엄'의 철회를 시사해 북한의 대대적 도발 행보가 우려돼 왔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북한이 내부에선 새 ICBM 시험발사 준비에 들어섰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총비서가 '물리적 힘을 더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적인 행동'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 만큼 ICBM 카드가 이전보다 '구체화'됐으리란 것이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북한이 순항·탄도미사일 시험발사로 대외 압박을 고조하고 있으나 바로 ICBM 발사를 실행하긴 어렵다고 평가해 왔다. ICBM 시험발사를 한다면 직면해야 할 추가 제재가 북한 경제에도 바로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이 이날 IRBM 시험발사를 단행하면서 ICBM 시험발사까지 이행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더는 북한의 무력시위를 '저강도'라고 평가할 순 없다는 지적이다. ICBM 시험발사 시 이어질 유엔의 추가 제재 문제에 있어서도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이미 확보하고 있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북한은 앞서 올해 태양절 110주년(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과 광명성절 80주년(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16일)을 "성대하게 경축"하겠다고 예고했다. 북한이 광명성절을 계기로 ICBM 발사나 '인공위성 발사'를 명분 삼은 ICBM급 장거리로켓 시험발사를 재개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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