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백신 접종 의무화 反시위 확산…새로운 정치 세력 등장할까
- 22-01-10
백신 불신론자와 포퓰리즘 정당 지지자 간, 유의미한 양적 상관관계 확보
미접종자, 정부·전통적 정치세력에 대한 불신도…'제3 대안세력' 등장
8일(현지시간) 유럽 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의무화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시위대가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백신 접종 캠페인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유럽 인구의 3분의 1은 여전이 백신 접종을 받지 않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등은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 강도 높은 조치를 펼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데 반해 미접종자들은 자유권을 침해하는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2019년 발견된 유럽공중보건저널(EJPH)에 게재된 한 연구는 백신 접종의 중요성과 효과성을 불신하는 사람 비율과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 비율이 매우 유의미하게 양적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발생 이래 2년여간 백신 접종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는데도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대개 정부와 전통적인 정치 세력에 대한 불신과 포퓰리즘 성향이 측정됐다.
CNN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동유럽 일부 국가들에서는 포퓰리즘 정당이 선거에서 강하고 유리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북부 등 서유럽에서도 포퓰리즘이나 극단주의 운동이 활발한 국가와 지역에서 낮은 접종률이 발견됐다고 했다.
AFP통신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백신 접종 의무화를 시행하는 데 있어 16개주(州) 당국의 전체 동의를 얻었지만, 정부의 낮은 개입을 지지하는 전통 보수정당 자유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이에 반대하는 동의안을 제출할 것라고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백신 접종 의무화 당시 제2야당 극우성향의 자유당(FPÖ)을 제외하고 모든 정당의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자유당은 지난해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대규모 백신 접종 반대 시위를 이끌었다. 자유당은 이 같은 움직임으로 지난해 인민당과 사회민주당에 이어 정당 지지율 3위까지 올랐다.
오스트리아의 또 다른 정당인 MFG는 코로나19 백신에 반대하기 위해 출범한 신생 정당이다. 독일어로 '국민, 자유, 기본권'을 뜻한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지방의회 선거에서 백신 포퓰리즘에 힘입어 득표율 6.4%를 차지하며 3석을 확보하며 선전했다.
프랑스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반대 시위를 조직하고 있는 소피 티시에는 이 같은 시위가 급진적이지만 기본 정당 정치 노선을 넘어선 제3의 정치 대안 세력을 만들어 냈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 영향력에서 벗어난 시민 저항과 정치판 밖에서 '법적 권리 보호'를 말할 수 있는 감시견을 만들기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심리의학저널에 게재된 토리노대 연구 논문은 "포퓰리즘 성향의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전 선행연구와 마찬가지로 백신 거부는 종종 정치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정치화는 전통적인 좌우 분열로 한정돼 있지는 않다고 했다.
장 이브 카뮈 프랑스 정치학자 역시 전염병 대책에 대한 의견 분열은 더이상 극좌·극우에 관한 것이 아니라 "주류와 주변부 사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극단주의 단체들이 코로나19 관련해 잘못된 정보 확산시키고 정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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